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과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는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불리는 경제위기 속에서 대권쟁취를 위한 막바지 30일간의 대결전에 들어간다. 10월에 들어서면 대선일(11월4일)을 불과 한 달 앞두게 된다.
앞으로 남은 4주 정도의 기간에 오바마는 승기 굳히기, 매케인은 대역전 발판 마련에 정치적 명운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6일 제1차 대선후보 토론회를 마친 후 판세는 오바마가 대체로 매케인을 3-6%포인트의 격차를 두고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라스무센이 25일-27일까지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바마가 50%의 지지율을 얻어 44%에 그친 매케인을 6%포인트 앞섰다. 인터넷 정치전문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자체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매케인을 47.6% 대 43.6%로 4%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오바마는 최근 미국을 강타한 금융위기 속에서 '경제문제를 매케인보다 더 잘 다룰 수 있는 후보'로 여론조사를 통해 평가되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다.
특히 오바마는 여세를 몰아 1차 TV토론에서도 판정승에 가까운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1%는 오바마가 토론을 더 잘했다고 평가한 반면 매케인을 첫 토론회의 승자로 꼽은 유권자는 38%에 머물렀다.
그러나 아직 잠복변수가 있는 만큼 대선의 최종승자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부시 행정부가 적극 추진중인 대규모 구제금융안이 의회를 통과하게 되면 오바마의 경제 비교우위가 희석되면서 막판 판세는 다시 혼전 양상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워싱턴 포스트는 28일 "월가의 위기상황이 진정되고 앞으로 남은 2차례의 TV토론에서 경제 이외의 이슈에 매케인이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상황이 매케인에게는 최상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케인과 오바마는 10월7일 테네시주 네슈빌 벨몬트대학, 10월15일 뉴욕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각각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특히 오바마가 계속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이어갈 경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백인 유권자 및 일부 부동층 사이에서 매케인에 대한 표결집 현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흑인사회는 오바마에 대해 처음에는 '흑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졌다가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후에는 그의 안전을 우려했으며, 이제 '오바마가 패배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해 인종문제가 대선 막판 표심의 향배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여기에다 대선 전문가들은 매케인이 외교·안보분야의 비교우위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초선 상원의원 출신인 오바마를 '준비되지 않은 군통수권자'로 몰아세울 수만 있다면 상당부분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매케인은 회심의 카드로 내건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가 10월 2일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와의 단판 TV토론에서 최소한의 무승부도 기록하지 못할 경우, 반전의 기회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러닝메이트 지명 이후 단 3차례의 TV인터뷰에 응했던 페일린이 부통령 후보에 걸맞은 외교적 식견과 정치 철학 등 기본기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역설적으로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는 부통령 토론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의 결과는 금융위기의 향배, 나머지 3차례의 TV토론, 북한 및 이란핵 문제 등 외교·안보상 돌출변수, 막판 인종간 표쏠림 현상 등에 의해 판가름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