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일주일여 앞둔 28일 여야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끝내고 지난해 결산심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여야는 내달 6일부터 25일까지 3주간 진행될 국감을 통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전략짜기에 `몰입'하고 있다.
이번 국감은 10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뒤 처음 열리는 만큼 여야 `공수(功守) 교대'에 따라 전.현직 정권의 실정(失政) 문제가 집중 부각되는 등 `정치 국감'의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다.
특히 `좌편향' 교과서 문제를 비롯해 감세 및 공기업 민영화 등 경제정책 등을 놓고 여야간 `이념논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언론장악 및 종교편향 논란, 정치인 사정, 식품안전 공방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현 정권 `실정' = 국감이 열리는 16개 상임위 전체에 걸쳐 전.현직 정권의 `실정 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vs 잃어버린 6개월'의 논란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에 걸쳐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에 좌편향 정책.입법을 통해 `대못질'했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각종 인사 및 미국산 쇠고기 파동 과정에서 현 정권의 오만과 독주를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현직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폭로전도 예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시절 권력형 비리 의혹 15개를 선정했으며 이번 국감에서 이를 집중 공격해 야당의 공세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는 KTF 사장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비롯해 강원랜드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정무위에서는 AK캐피탈 로비사건과 프라임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각각 다루기로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형 김옥희씨의 공천개입 의혹 등 현 정권의 `4대 게이트'의 실체를 파헤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법제사법위에 김씨를 증인으로 요구한데 이어 국토해양위에는 인천공항의 매쿼리 매각설과 관련해 대통령 조카인 이지형씨를, 정무위에서는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사위 조현범씨를 증인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교과서 전면개편 = 여야간 이념논쟁의 최전선은 아무래도 교육과학기술위에 형성될 전망이다.
`좌편향' 교과서 개편 논란이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과 정체성, 산업화의 공과 등 한국 근.현대사의 재인식을 놓고 여야간 이념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좌편향된 교과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교과서 개편 작업에 본격 나설 태세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정부 여당의 교과서 개편 움직임이 일반적인 국민의 역사인식이나 사회인식을 벗어나는 반시대적,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여당이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는 법안을 발의했다가 여론 반발로 철회한 점을 거론하며 교과서 개편 작업도 사회적 합의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북.외교정책 = 외교통일통상위와 국방위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과 국민의 정부 및 참여정부 시절 대북 포용정책의 계승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국감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늑장 보고,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영유권 변경에 대한 뒷북 대응 등을 추궁하면서 현 정부의 `외교 미숙'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권 출범 직후 터진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이어 일본의 갑작스런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MB외교'의 핵심인 4강 외교가 주춤해졌을 뿐 이제 정상적인 외교시스템이 복원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여야간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6.15선언과 10.4선언을 계승하지 않은 채 과거 정부가 구축해온 평화교류 기반을 스스로 부정하고 파괴해 남북관계를 경색국면으로 몰아넣었다고 추궁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북한의 선(先) 핵포기.후(後) 지원'이란 원칙 하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대북관계를 정상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북한이 먼저 행동으로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할 방침이다.
◇종부세 개편.경기침체 = 기획재정위를 비롯해 정무위와 지식경제위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세제개편안과 각종 감세정책, 공기업 민영화 등을 놓고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우선 여야의 최대 충돌지점은 기획재정위로, 종부세 개편안이 핫이슈다. 종부세 완화를 놓고 민주당의 `1% 부자만을 위한 감세' 공세와 한나라당의 `참여정부의 징벌적 과세에 대한 시정'이란 논리가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고환율 정책에 따른 물가상승 등 서민경제 침체를 둘러싼 `강만수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점쳐지며, 감세 정책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무위에서는 산업은행 민영화와 금산분리 및 출자총액제 완화 등을 놓고 한판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발(發) 금융위기와 관련한 `미국식 금융모델' 재검토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식 금융모델이 실패했음이 입증된 만큼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은 미래 성장동력인 금융산업 선진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어 난타전이 예상된다.
지식경제위에서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놓고 여야간 설전 속에 공기업 기관장들에 대한 사퇴 압력,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에 대한 경쟁체제 도입 추진 등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언론 장악' = 이번 국감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논란이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는 우선 이명박 정부가 정연주 KBS 전 사장을 전격 해임하고 측근인 구본홍 언론특보를 YTN 사장으로 임명한 것과 관련, 방송장악 논란에 대한 공방이 뜨겁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국회 초반을 달궜던 정연주 KBS 전 사장 해임과 YTN 주식 매각 발언 등을 둘러싼 방송장악 논란에 이어 제2 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간 좌편향됐던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미디어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성장통'으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기도에 맞서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두고도 여야간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함께 `1공영.다민영 체제'로의 방송구조 개편과 신문.방송의 겸영 허용 문제와 한국광고방송공사(코바코.KOBACO) 해체와 민영 미디어렙 설립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이밖에 정부.여당이 추진중인 인터넷 포털의 언론 책임성 강화 등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려 있어 문방위에서는 국감 내내 치열한 공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