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28일 내놓은 '펀드 판매시장 선진화' 방안은 펀드 보수·수수료 인하와 투자자 보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처방으로 볼 수 있다.
펀드 대중화를 통해 '1가구 1펀드 시대'에 진입했음에도 펀드 판매사들이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과도하게 높은 보수·수수료를 챙긴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은행 등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행위로 펀드 투자자 보호 역시 미흡했다.
실제 수익률이 급락하는 펀드가 속출하면서 펀드 불완전판매에 따른 투자자와 판매사 간 분쟁은 올해 상반기 120건으로 작년 동기의 4배에 육박했다.
이번 펀드 판매시장 선진화 방안은 이같은 불합리한 보수·수수료 체계와 소수 금융기관들이 독점하고 있는 펀드 판매시장을 개선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적은 수수료를 받고 여러 펀드를 한 곳에서 판매하는 펀드슈퍼마켓 등의 펀드 판매사 설립을 통해 경쟁을 부추겨 펀드 판매 보수·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고 개인투자자를 위한 투자자문사 설립을 통해 펀드 자문서비스의 질도 높이자는 것이 이번 대책의 골자다.
미국 등 선진국에는 단순 판매만 하는 펀드슈퍼마켓이나 온라인 펀드판매업이 활성화돼 있고 전문적인 투자자문서비스 제공업체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펀드 판매시장은 5개 금융기관들이 절반을 차지하는 독점적인 구조로 돼 있어 서비스에 비해 보수·수수료가 높다"며 "앞으로 다수의 판매사들이 등장해 경쟁을 벌이면 펀드 보수·수수료는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판매사들의 경쟁을 촉진하고 판매영역과 투자자문영역을 분리하는 이번 대책에 대해 일단 판매시장이 한 단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단기에 서비스의 질 개선과 판매 보수·수수료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는 "이번 대책은 과도하게 수수료를 받는 현 관행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처방은 아니다"라며 "이미 은행 등의 판매사들이 탄탄한 지점망을 통해 충성도 있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판매직원들은 여전히 보수·수수료가 비싼 펀드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장관계자는 "수많은 은행 등의 판매 창구 일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완전판매 행위를 적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소규모 판매사들이 다수 생겨나면 투자자 보호 문제가 오히려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최근 1~2년 간 펀드시장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정부가 대다수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펀드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대책을 내놓은 터라 뒷북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