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막판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공화당 존 매케인과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 후보 간 1차 TV토론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오바마 후보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경제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매케인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고 공격했고, 매케인 후보는 오바마 후보를 국가안보 문제에 전혀 경험이 없는 전형적인 자유주의자라고 반박했다.
이날 대선토론은 전날까지 두 후보가 의회에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처리 문제에 매달리는 바람에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대를 모았던 `맞짱 토론'의 효과가 나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앨런 슈로더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이번 토론을 앞두고 벌어진 여러가지 혼란상황은 전례 없는 것이라면서 두 후보가 토론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1976년 이래 대선 후보 토론에 관계해온 로버트 바넷 변호사는 중요한 문제가 토론 중 그렇게 늦게 나오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토론은 국가안보 및 외교정책이 주제로 잡혔으나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반영해 경제분야가 전체토론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AP통신은 미국 대선 사상 초유의 흑백대결로 벌어진 이날 대선 토론은 후보자의 소속 정당뿐 아니라 키와 나이, 피부색깔 등에서 확연한 대조를 이뤘지만 같은 점도 있다면서 두 후보는 토론의 구체성이 부족했고 질문에 직설적으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수 차례 언급했던 주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매케인 후보는 오바마를 자유주의자로 규정하기 위해 반복적인 언사를 늘어놓았고 오바마 후보 역시 매케인을 또다른 `부시'라고 거듭해서 비난하기만 했다.
AP는 다만 "(그동안 유세장에 가지 않았던) 수천만명의 TV 시청자들이 두 후보의 주장을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또 BBC는 1차 토론에 대한 시청자나 전문가들의 초반 반응을 볼 때 두 후보 가운데 분명한 승자가 없어 보인다고 논평했다.
다만 매케인 후보는 좀 더 안정적인 토론 태도를 보였고 오바마 후보는 일부 부동층에게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토론이 끝난 직후부터 `두 후보 가운데 누가 1차 토론의 승자인가'라는 조사를 시작했다. 이 조사에는 토론이 끝난 후 2시간 만에 7천여명이 참가했고 ▲매케인 33.1% ▲오바마 59.8 ▲아무도 아니다 7.1%로 나타났다.
한 독자는 "오바마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 이겼고 매케인 후보는 외교정책 분야에서 이겼기 때문에 이번 토론은 무승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옥스퍼드<美미시시피州>.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