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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모 걸맞은 국제기여로 '국격'높이기

한승수 총리, 유엔서 ODA 증액 구체적 약속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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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외국 사람들 보기가 민망하다.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한 국가인데…"

유엔 대표부에 근무하는 한국 직원들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12대 경제강국이니 1인당 GDP가 2만달러를 넘어섰다"느니 하면서 화려한 경제 외형만 자랑했을 뿐 빈국에 대한 지원과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온데 대한 다른 나라들의 눈총이 따갑다며 기회있을 때 마다 국제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해왔다.

반기문 사무총장도 지난 7월 방한했을 당시 "그동안 수혜를 입어온 한국은 이제 베풀어야 할 때"라는 말을 이명박 대통령 면담 등 기회있을 때 마다 당부했었다.

2002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유엔 개발재원국제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n Financing for Development)에서 각국 정상들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GDP의 0.7%까지 개발지원금으로 내자"는 합의를 했었다. 이른바 '몬테레이 컨센서스'다.

당시 유엔총회 의장이 한승수 총리였다.

그러나 이 '구속력 없는 합의'를 이행하고 있는 국가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일부 국가들에 불과하며 나머지 OECD 주요 국가들은 대개 0.2(미국)-0.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0.07%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약속했던 지원액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김봉현 유엔 차석대사는 "자기가 쓸 것 다 쓰고 불우이웃을 돕겠다고 하면, 아무리 부자라도 여유가 없다"며 "개도국 지원 예산은 미리 일정 부분을 책정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25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 및 새천년개발계획(MDGs) 고위급회의 연설에서 ▲ 향후 5년간 2억달러 규모의 재원을 조성해, '동아시아 기후변화 파트너십' 출범 준비 ▲ 향후 3년간 총 1억달러 규모의 긴급 식량지원 및 개도국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 계획 ▲ 2015년까지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30억달러 이상으로 증액 ▲ 국제사회와 개발협력분야 정책조정을 위해 2010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 추진 등을 밝힌 것은 늦었지만 적절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번 한 총리 유엔 방문을 수행중인 오 준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약실장은 "반기문 총장 취임후 처음 열리는 새천년개발계획 고위급회의에서 우리의 국력신장에 맞는 국제적 개발협력의 청사진을 밝힌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계획이 제대로 실행될 경우, '유엔에 진 빚을 갚는다'는 차원뿐 아니라 국격을 높이고 국가 브랜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오 실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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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 총리가 현재 GDP의 0.07% 수준(총 액수로는 10억 달러 규모)인 ODA 예산을 2012년까지 0.15%, 2015년까지는 0.25%로 확대해 총액수 규모로 33억 달러까지 증액시킨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MDGs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개도국 지원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분명히 한 것이라는 평가다.

ODA는 활용 전략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우리가 개도국에 ODA를 통해 장비와 물자를 제공하다 보면 그 나라 산업 구조가 한국형으로 정착되면서 그 나라의 경제 발전을 도와주며 우리나라의 설비를 수출하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총리가 이날 미구엘 데스코토 유엔총회 의장을 면담했을 당시 데스코트 의장은 "7년 내에 개발지원 규모를 3배 이상 증액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한 것은 향후 국제사회에서 달라질 한국의 위상을 엿보는 한 단면일 수도 있다.

문제는 청사진이 아니라 실천이다. 국회 예산심사때 지역구 챙기기에 분주한 국회의원들이 외교부의 ODA 예산 확충을 "생색도 안나는 일에 국고를 낭비하는 것"이라며 묵살해 버릴 경우, 우리의 국가 브랜드 제고 작업은 또 다시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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