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5일 낮 청와대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지방행정체제 조속 개편 추진과 경제 살리기 및 남북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 등 7개항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1시간 55분동안 오찬을 겸해 진행된 단독회담에서 이 같이 합의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과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선 이견을 노출, 정기국회 입법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회동에서는 지방행정체제 조속 개편과 경제살리기 및 한반도 평화·남북관계에 대한 초당적 협력, 생산적인 정기국회, 저탄소.녹색성장 공동 노력, 여야간 국정동반자 관계 구축, 대학등록금 지원 및 실업계 고교 무상 교육 등에 합의했다.
특히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지방행정체제의 조속한 개편의 필요성에 의견 일치를 봤으며, 이 대통령은 "백년전 농경문화시대에 짜여진 지방행정체제의 틀을 시대 변화와 발전에 맞춰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안이 제출되면 여야가 즉각 논의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큰 틀의 변화가 조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또 세계 금융·실물 위기 사태를 맞아 초당적인 협력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초당적 대처에도 뜻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활성화하고 보증배수를 제한하고 있는 업무지침을 풀도록 요청한 데 대해 필요할 경우 내년 예산에 반영해 출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으며, 중소기업 자금난 지원과 키코 사태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 구제 등 중소기업 살리기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두 사람은 남북문제와 4강외교 등 외교안보 전반에 대해서도 국익 차원에서 초당적으로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의 대북 네트워크와 대북정책 노하우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고 인도적 대북식량 및 비료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 대통령은 수용의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은 아울러 주요 국정현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회동하고,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야당 대표에게 사전브리핑을 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이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며 "세계와 경쟁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국민과 국익을 위해 여야가 발상전환을 통해 세계를 향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동에서는 이 밖에 종교편향 논란, 정부 경제팀 교체 여부, 종부세·법인세 감세 논란, 공기업 민영화, 촛불시위자 수사 문제 등도 논의됐으나 서로간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종부세 및 법인세 감세 논란에 대해 "부자를 위한 감세가 아니라 잘못된 세금체계를 바로 잡자는 것"이라며 "야당안도 세심하게 보고받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촛불시위자 및 '유모차 부대' 수사에 대해선 "내게 맡겨달라.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공기업 민영화 문제와 관련해선 "국민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단독 회동한 것은 지난 5월 20일 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만난 이후 4개월여 만이며, 정 대표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관 대변인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간에 국정동반자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경제살리기와 생산적 정치에 뜻을 모아야 한다는 의지를 요약해 압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번 회동에서 성과물을 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국정 운영의 동반자 관계로 위상을 정립한 점과 중소기업 지원, 서민·중산층 지원에 합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