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자에게 의사를 사칭해 "결혼하자"며 성관계를 갖고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뜯어낸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직업이 없던 남모(37)씨는 지난 2월7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A(28.여)씨에게 자신을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내과 전문의라고 속여 접근, 일주일 만에 청혼해 승낙을 받는 데 성공했다.
A씨는 의사 가운을 입은 채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의학용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남씨를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가던 지난 2월 어느날 남씨는 A씨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꾀를 부리기 시작했다.
남씨는 "주식에 투자할테니 헤어지지 않으려면 가진 돈을 다 내놓으라"며 A씨를 '협박'해 2천300만원을 뜯어냈다.
의사 생활이 너무 피곤해 운전을 하지 않는다던 남씨는 이 돈으로 승용차도 한 대 마련했다.
남씨가 "외국에서 공부를 더 하겠다"며 A씨를 멀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초.
남씨는 실제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미국에서 국제전화를 걸어 유학중임을 '증명'하는가 하면 "의학서적을 사서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뒤늦게 낌새를 챈 A씨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결국 연락을 끊어버린 남씨는 A씨의 상담 요청을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남씨는 경찰에서 "인터넷 채팅으로 여자를 사귀어보려 했지만 회사원이라고 하면 다들 싫어했다"며 "A씨를 만나기 전 가운을 마련해 사진을 찍어놨고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의사들의 대화를 유심히 듣고 의학용어를 익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남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남씨와 전자메일을 주고 받은 여러 명의 여성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