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교육청의 전방위 압박과 잇따른 악재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사면초가' 신세에 내몰리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5일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에 오는 12월부터 전국 초중고의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교사 수 현황을 추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시 대상에는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원노조인 전교조, 한국교원노동조합(한교조),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 등 4개 단체가 모두 포함됐지만 이번 결정은 사실상 전교조를 타깃으로 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교과부는 학교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부모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취지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하지만 전교조 등 교원노조는 교원의 자유로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30일 실시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반(反)전교조' 기치를 내세워 재선에 성공한 공정택 교육감은 그동안 전교조와 대립각을 세웠던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전교조가 `귀족학교'라며 반대했던 국제중 설립 계획을 다시 추진했고 `고교선택권' 도입을 위한 절차도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갔다.
공 교육감은 지난달에는 유인종 전 교육감이 지난 2004년 전교조와 체결한 단협을 해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전교조를 더욱 궁지로 내몰았다.
공 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교사들이 학습지도안, 진도표를 작성해서 교장에게 알려준다거나 주번근무를 서는 것 등은 학생들을 위한 기본 활동인데 단협 때문에 다 없어졌다"며 "그저 편하게 지내자는 것인데 이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도 전교조를 압박하는 대열에 가세했다.
시교육청은 서울시 요청으로 이달 말까지 전교조 서울지부가 사무실로 빌려 쓰고 있는 시 소유의 사직동 어린이도서관 내 자조관을 비워줄 것을 통보한 상태다.
사직동에 위치한 시립 어린이도서관은 서울시 소유로, 시교육청은 도서관 개관 시점인 1979년부터 이 건물을 무상으로 빌려 쓰다가 1999년 전교조에 사무실로 내줬으나 최근 본래 용도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가 문제를 삼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전교조는 교원평가제 도입 문제를 놓고 내부 분열 조짐까지 보여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인철 대변인이 지난달 한 시사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원평가제 도입에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내부 반발에 직면해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전교조가 난처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교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교원평가제는 교원의 승진이나 퇴출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교조는 이같은 전방위 압박에 대해 "전교조의 손발을 묶으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며 추석 연휴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책을 강구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