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12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학교 정보공시제의 공시 항목에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교사수'를 포함시키기로 15일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부가 확정한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국의 초·중·고교는 오는 12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공시하면서 교원단체, 노조에 가입된 교사수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교원단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원노조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노동조합(한교조),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를 말한다.
이중 교사들의 대표적 연합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초·중·고교 및 대학 교원이 가입 대상으로 현재 18만5천여명의 교사 및 교수들이 가입해 있다.
교원노조 중 대표격인 전교조는 조합원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12월 현재 7만7천70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합법화된 한국노총 계열의 한교조, `반(反) 전교조' 기치를 내걸고 2006년 설립된 자유교조 등 나머지 교원노조의 조합원수는 전교조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렇듯 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자유교조 등 4개 단체가 모두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만 이번 시행령은 사실상 전교조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학부모 단체들로부터 각 학교의 전교조 가입교사수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계속 있어왔고 이번 시행령은 이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교원단체 및 노조가입 현황이 공개되면 학부모들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 또는 향후 진학할 학교에 특정 노조에 가입한 교사가 얼마나 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고 학교별로 비교도 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이번 학교정보 공시 항목에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등 학교별 성적자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각 학교의 성적과 노조가입 교사 비율 간 어떠한 상관 관계가 있는지 비교,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서울지역의 경우 2010학년도부터 고교선택제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전교조 등 교원노조 가입현황이 학생,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교조는 이번 방안이 "학무모와 전교조를 이간질시키려는 의도"라고 반발하면서 청와대의 지시 등 정치적 배후까지 거론하고 있다.
전교조 임병구 대변인 직무대행은 "학부모의 알권리와 노조가입 교사수를 공개하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전교조를 노린 정치적인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원단체, 노조 간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전교조에 비해 세력이 미미한 한교조는 이번 조치로 인해 자신들의 조직력이 더욱 약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교조 도형록 정책실장은 "지방의 경우 노조에 가입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에 가입현황을 공개해 버리면 노조 활동이 훨씬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우려했다.
반면 '반(反) 전교조'를 내건 보수성향의 자유교조 김형진 위원장은 "가입현황을 공개한다고 해서 세력이 위축된다면 활동을 올바르게 못했다는 반증 아니겠느냐"며 공개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도 "이미 언론보도 등을 통해 각 단체의 회원수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공개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교과부가 전교조 등 교원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공시 범위를 어정쩡하게 설정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교원노조 가입현황 공개를 꾸준히 주장해 온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측은 "학부모 입장에서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가 어떤 성향인가 하는 것은 굉장히 큰 관심사"라며 "본래의 취지를 살리려면 가입교사수 뿐 아니라 교원 개개인별 노조 가입 현황, 즉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