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정준형 기자입니다. 간략히 쓰려했는데, 글이 길어졌습니다.
앞선 글에 이어진 글입니다.
위에서 추경예산안이 쟁점이 되는 이유와 한전측의 주장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그토록 추경안의 손실보조금에 매달릴까? 여기에 대해서도 한번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앞의 글에서 언급했습니다만, 한전의 경우 올해 연료비 상승으로 1조9천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예산된다고 했습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세가지 정도 밖에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첫째, 전기요금을 크게 올린다
둘째, 채권발행 등 외부 차입을 늘린다.
셋째, 추경을 통해 보조금을 준다.
그런데 큰 폭의 전기요금 인상은 다른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하고, 채권 추가발행 등 외부차입의 경우 오히려 당기순손실을 키워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손쉽게 택할 수 있는 것은 추경을 통한 손실 보조금 지원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서민민생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추경안을 포장해 한전과 가스공사에 손실보조금을 주려한 것은 명백히 지적 받아야할 부분입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한전과 가스공사 손실보전금 논란의 불씨는 정치권 스스로가 초래했다는 점입니다.
한전은 지난해 1월 이후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했고, 가스공사는 올해 3월이후 가스요금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원자재 가격은 뛰는데 가격은 동결되고, 기업으로서 당연히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12월은 대선이 있었고, 올해 4월은 총선이 있었습니다.
또 5월부터 7월까지는 촛불정국이 이어졌습니다.
참여정부 때부터 정부가 선거를 의식해 전기요금을 동결했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총선과 촛불정국 때문에 전기·가스요금을 함부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다시말해, 정치적 목적으로 전기·가스요금을 동결하면서 커진 불씨가 제 발등을 찍은 셈입니다.
정부·여당이 추경안 처리 못지않게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보다 신경을 써야할 이유로 보입니다.
[편집자주] 90년대 SBS 사회부의 민완기자였던 정준형 기자는 법조팀과 경제부 등을 거쳐, 사회부 사건팀을 이끄는 시경 캡을 역임한 뒤 지금은 정치부 야당팀의 현장반장으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때론 거칠면서도 정이 듬뿍 넘치는 인간미가 담긴 뜨끈뜨끈한 기사들을 보내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