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의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 수사를 놓고 '구 여권을 겨냥한 몰아치기식 표적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대해 임채진 검찰총장이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임 총장은 9일 수원지검을 지도방문한 자리에서 훈시를 통해 직원들에게 "최근 사회 일각에서 검찰 수사의 배경과 의도의 순수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매우 안타깝다"며 "우리는 수사 결과로 그 의구심이 전혀 근거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검찰은 대통령 선거사범 처리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등 공안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했는데 8월부터 특수수사로 중심이 옮겨가더니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서울서부지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권력형 비리 사건을 수사하고 나섰다.
중수부의 강원랜드 비자금 수사에서는 옛 여권 핵심인사를 비롯한 강원지역 정치인들의 이름이 로비 대상자로 거론되고 한국석유공사 및 해외 자원개발업체 비리수사에서는 김재윤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 정부 시절 영향력을 행사했던 최규선 씨, 또 참여정부 때 '오일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전대월 씨가 수사 대상으로 올랐다.
또 서울서부지검의 프라임그룹 수사나 서울중앙지검의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 비리 의혹 및 농협 자회사 휴켐스 특혜 의혹 수사 등에서도 번번이 구 정권 인사들이 수사 대상 또는 로비 대상으로 지목됐다.
더욱이 대운하 건설을 반대해온 환경운동연합에 대한 수사까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차원에서 진행되자 '표적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검찰의 수사 의도를 놓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새 정권과 코드 맞추기 수사'라거나 '정권 초기 공기업 및 기업 길들이기 수사', '지나간 10년 정권에 대한 손보기 수사' 등이 그것이다.
심지어 청와대나 정치권의 외압설 및 임 총장의 연말 경질설 등 근원지를 확인할 수 없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같은 의구심이 한계를 넘어 번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 수뇌부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이다.
권재진 대검 차장이나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 김수남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등도 기회가 생길 때마다 대선·총선 때문에 특수수사가 미뤄지다가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진행됐을 뿐 절대 어떠한 의도도 갖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임 총장도 이날 "부패척결은 검찰의 기본 사명인데 지난 1년간 선거로 인해 정치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본격적인 사정활동을 벌일 수 없었다"며 "이제, 고위 공직자 비리와 지역 토착비리 척결에 역량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또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국가기관으로서의 검찰이 지켜내야 할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자꾸 구 여권을 겨냥한다고 하는데 검찰이 김옥희 씨나 유한열 전 한나라당 상임고문 등도 수사하지 않았느냐.
여·야 구분하지 않고 범죄 단서나 정황이 있으면 수사하는 것이며 결과를 보고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수뇌부의 잇단 해명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압수수색 상황 등을 보면 검찰의 수사망이 옛 정권 인사들을 겨냥해 광범위하게 던져지고 있는 게 사실이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