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전문가들은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5.00%에서 5.25%로 1년 만에 0.25%포인트 인상해 증시 하락을 불러오는 등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것은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국내 실물경제의 침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해 2004년 2분기(-0.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건설투자도 재고가 쌓이면서 아파트나 오피스빌딩 등의 건설이 부진해 1분기(-1.4%)에 이어 1.0% 감소했다.
이는 개인 소비, 건설, 부동산 등의 내수경기가 심각한 침체 상태에 빠져 있다는 의미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 극심한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신영증권 김재홍 이코노미스트는 "국내경기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냉각되고 있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에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 진정과 국제유가 하락 등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점도 금리동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물가 급등을 불러온 가장 큰 주범인 국제유가는 최근 달러화 강세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연일 하락하고 있다.
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66달러 하락한 배럴당 106.23달러로 마감해 140달러를 넘어서던 지난 7월의 기세등등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4분기에는 유가로 인한 물가 부담이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에 이어 수입물가 상승의 우려를 불러왔던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도 진정되는 분위기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30원 가량 급락하면서 1,080~1,190원대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모기지업체 지원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자 원화도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대우증권의 서철수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유가 안정 등에 힘입어 3분기를 정점으로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는 데다 최근 해외 중앙은행들도 금리정책을 완화하고 있어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의 황태연 연구원은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통화정책 변경을 신중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이 이미 예상하고 있어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은이 향후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의 홍순표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잠재우고 향후 국내 경기회복이 예상 외로 더딜 경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위해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시장 기대와 달리 금리를 인상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추가 인상 우려가 크지 않으므로 증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