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의 해외 돈세탁 비리의혹과 관련해 조사국장으로는 처음으로 2년6개월을 구형받은 예성마오(葉盛茂) 전 국장이 돈세탁 비리 관련 공문을 천 전 총통에게 전달했음을 시인했다.
이로써 그동안 미궁에 빠졌던 천 전 총통의 돈세탁 관련공문 처리 여부가 사실로 밝혀지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만 일간 자유시보(自由時報)는 예 전 국장이 20여 일간의 긴 침묵을 깨고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으며, 관련 공문 원본에 대한 향방에 대해서는 천 전 총통으로부터 '공문을 찾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3일 보도했다.
예 전 국장은 그동안 자신은 천충밍(陳聰明) 검찰총장에게 구두로만 보고했을뿐 공문은 넘기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당시 국제돈세탁방지연맹인 에그몽 그룹이 올초 제공한 천 전 총통의 돈세탁 관련정보를 놓고 (대만 법무부) 조사국 돈세탁방지센터의 저우여우이(周有義) 주임 등과 상의한 뒤 대검에 공문을 띄우기로 결정했다"며 "먼저 천 검찰총장에게 구두보고한 뒤 2월께 월례보고 회의석상에서 천 전 총통에게 관련 공문 원본과 첨부파일을 넘겨주었다"고 밝혔다.
예 국장은 이에 앞서 지난 2006년 12월5일에도 우수전(吳淑珍) 여사의 '저지 군도' 신탁계좌 개설 관련해 제공된 정보를 천 전 총통에게 보고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천 전 총통측은 성명을 내고 "예 전 국장이 언급한 두 가지 정보는 '정식 절차를 밟지 않은 공문'"이라며 "따라서 천 전 총통이 그 공문을 열람한 뒤 판단해 처리한 것은 '공문 은닉'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천 전 총통측은 또 "예 국장이 관련 정보를 전해준 뒤 우수전 여사가 처음으로 천 전 총통에게 일부 선거자금을 해외로 송금했음을 시인했지만 우 여사가 해외로 송금한 자금은 절대 부패나 돈세탁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천 전 총통은 3일 오전 특별조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세번째로 출두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