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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린 스캔들' 다루는 미국 언론의 두 얼굴

NYT "매케인 인사검증 문제 드러나" 비판…WSJ "가족 문제 가족에 맡겨야"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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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의 러닝메이트 새라 페일린의 17살난 고교생 딸의 혼전 임신 문제가 두 달여 남은 미국 대선의 모든 이슈를 삼키고 있다.

매케인의 '충격적인 선택'이 결국 이번 사안을 통해 도박으로 끝나느냐, 아니면 이슈를 잠재우고 성공으로 결실을 맺느냐에 따라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와의 박빙의 싸움이 결정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이 문제를 보도하는 미국 언론의 태도 역시 극명하게 갈린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매케인을 비판하는 측과 옹호하는 측이 날카롭게 맞서 있다.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일 보도를 보면 단적으로 나타난다.

민주당과 버락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는 NYT는 이번 파문이 매케인의 인사검증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반증이라면서 2일 1면 머리기사를 포함, 5개의 기사와 칼럼으로 다뤘다.

매케인 캠프가 페일린의 17살난 딸의 임신사실을 매케인이 러닝메이트 지명전에 파악하고 있었고, 그것이 부통령 후보 결격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해 NYT는 언제, 누구로부터 어떻게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신문은 페일린 주변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반응을 실으면서 임신 5개월된 딸 문제가 그동안 장막에 가려 있었고, 이 사실이 폭로된 뒤 서둘러 결혼이 예정된 것임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싣기도 했다.

이와함께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페일린을 검증하기 위해 수많은 기자들이 알래스카로 몰려가고 있다면서, 최근 알려진 몇가지 의혹외에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개연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공화당 대의원들 사이에서 매케인의 판단능력과 인사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 사안으로 이번주 전당대회에서 매케인이 페일린을 공식 러닝메이트로 지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험스런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은근히 이번 사안을 페일린 지명과 연계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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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표적 보수지인 WSJ는 이날 '17살과 임신'이라는 사설을 통해 페일린이 처한 예기치 못한 상황은 그 또래 아이를 갖고 있는 수백만 미국인들의 고민과 일치하는 것이라면서 "일반 상식으로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를 졸업하고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임신을 하는 것이 맞지만, 삶이 항상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페일린을 옹호했다.

또 미국의 15-19세 소녀들의 절반 가량이 최소한 한번 이상 성관계 경험이 있고, 약 75만명이 매년 임신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페일린과 그 가족이 처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의 어려운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WSJ는 "낙태 찬성론자건 반대론자건 출산은 삶의 가장 중요한 본질중 하나"라면서 페일린과 그 가족이 낙태가 아닌 출산을 택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역시 공화당 성향의 폭스 뉴스는 오바마가 이번 사안에 대해 "페일린 주지사의 업무수행이나, 향후 부통령 직무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서 "선거전 밖의 일(Off Limits)"이라고 말한 것을 집중 보도하면서 "가족의 문제는 가족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NYT의 칼럼니스트인 봅 허버트는 민주당과 오바마 캠프에 대해 "17살난 딸의 임신문제를 가지고 너무 몰아 붙이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 오바마의 'Off Limits' 발언을 적절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경제 문제에 총력을 기울일 때라고 충고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지난 23일 매케인의 재산 문제가 불거져 나왔을 때도 NYT는 1면과 15면에 대서특필하면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미국 유권자들과 매케인 사이에 '거리'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반면, WSJ는 비슷한 분량으로 오바마의 대선 도전에 따른 미국내 흑인사회의 정체성 논란을 다루면서 대리전을 펼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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