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페일린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미국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미네소타 세인트폴의 엑셀에너지센터의 주변에는 존 매케인 대선 후보의 최측근들과 당내 거물급 정치인, 저명인사들이 각 주에서 파견된 대의원들을 상대로 조찬행사와 리셉션 등을 통해 '매케인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전대 개막 하루전인 지난달 31일 세인트폴에 도착한 페일린은 이후 공개 석상에 일절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와 매케인 후보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 여사가 전대 개막일인 1일 아침부터 2일 오후까지 이틀 연속으로 각종 조찬행사와 세미나 등을 돌며 대의원들과 당원들을 상대로 인사하면서 허리케인 피해복구 기금모금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매케인 후보가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를 돌며 허리케인 피해복구 지원을 호소하는 형식으로 선거유세를 펼치고 있지만 페일린은 선거유세도, 전대 행사장에서의 활동도 전혀 없는 셈이다.
페일린은 지난달 29일 오하이오 데이턴에서 매케인이 부통령 후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첫 등장한 후 매케인과 함께 선거유세를 다니다가 31일 미주리주 오팰론에서의 선거유세 이후 모습이 실종됐다.
다만 31일밤 신디와 함께 세인트폴에 도착했다는 소식만 전해질 뿐 전대 행사장 주변에서 그녀의 모습을 본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이는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가 전대 개막전까지 버락 오바마 대선 후보와 함께 선거유세 활동을 펼치고 전당대회 개막 후 덴버로 달려가 부통령 후보지명 수락연설 때까지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주요 인사들의 연설을 경청하면서 열렬히 박수를 쳤던 것과는 대조적 모습이다.
페일린의 잠행은 그녀의 고교생 딸이 임신 5개월이라는 사실이 1일 공개되고 언론에서 이 뉴스가 대대적으로 보도됨에 따라 일단 파문이 수그러들 때까지 최대한 몸을 낮추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언론과 접촉했다가는 오히려 파문을 증폭시킬 뿐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듯 하다.
그러나 어차피 페일린은 3일 저녁 부통령 후보 지명수락 연설을 위해 전대 행사의 무대에 올라서야 한다.
현재 페일린은 크나큰 중압감 속에 부통령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중압감은 가족을 둘러싼 스캔들 때문만이 아니라 국방과 외교분야에 경험이 일천함에도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는 항간의 비판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도록 이번 전대 연설에서 강인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는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매케인 캠프에서도 "페일린의 후보 낙점을 위해 철저하고도 완벽한 검증을 거쳤다"고 강조하고 백악관도 페일린 딸의 임신 사실에 대해 "가족문제일 뿐"이라며 측면 지원하고 있지만 3일 저녁 미국 전역의 유권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대 중앙무대에 등장할 페일린이 중압감을 극복하고 국면을 어떻게 반전시켜나갈지 주목된다.
(세인트폴<美미네소타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