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구스타브가 정유시설이 몰려있는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그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재반등할 것인지 전 세계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세계 경제가 사상 유례없는 인플레와 경기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제유가마저 다시 상승 기조로 돌아선다면 각국 경제에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외신에 따르면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북상하면서 멕시코만 지역의 석유생산 시설중 96% 이상이 가동을 중단했으며 굴착장비와 플랫폼 등의 장비도 대부분 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역의 천연가스 생산시설도 82% 이상이 허리케인의 북상에 대비해 가동을 중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지역이 미국 국내 석유생산량의 25%, 천연가스 생산량의 15%를 차지하는 중요 지역이기 때문에 플랫폼과 정유시설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으면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처럼 수 주일간 휘발유 가격의 급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행히 생산시설이 큰 타격을 피할 수 있다 해도 중단됐던 시설을 다시 정상적인 수준으로 가동시켜 생산량을 본 궤도에 올려놓는데만 최소한 1주일은 걸린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정유업체는 허리케인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며 아직 피해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년 전 카트리나가 엄습했을 때는 주요 업체 생산시설 중에서도 전기관련 장치와 발전기, 통신 시설 등 기간 시설이 피해를 봤고 제품생산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주요 직원들이 집을 잃는 등 피해가 커서 복구에만 수 개월이 걸렸던 경험이 있다.
3년 전의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주요 생산시설의 가동이 지연되고 생산이 차질을 빚어 원유 가격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까지 파악된 상황을 종합하면 일단 국제유가가 급등할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9달러(무연)로, 전날보다 0.5센트 올랐지만 1개월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0센트나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라이스대학의 에이미 마이어스 제프 교수는 지난주 부시 행정부가 석유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구스타브의 세력이 약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전자거래를 통해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지난주 종가보다 4.83달러(4.2%)나 내린 배럴당 110.63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4.31달러나 내린 배럴당 109.74달러를 기록해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석덴리서치는 "시장은 현재 수요 기반 붕괴에 대한 우려 속에서 약세장의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면서 "거래인들이 구스타브로 인한 피해 정도와 향후 장세를 파악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