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마법적 세계와 기이한 환상으로 가득찬 공간이 아니라 꽤나 평범하고 지루한 내용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부설 '꿈은행(Dreambank)'에는 1897년 이래 수집된 2만2천여건의 꿈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이를 분석한 결과 꿈은 섹스나 종교와 깊이 관련돼 있다는 일반적 통념과 달리 이들 내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과 성관계를 맺는 꿈은 남성의 경우 2%, 여성은 0.4%에 불과했으며, 교회나 대성당, 사원, 예배당 등 종교적 장소가 등장하는 꿈은 3%에 그쳤다.
특정 종교를 언급한 꿈도 0.8% 수준이었다.
꿈이 일상의 억압에서 벗어난 욕망의 분출이란 시각도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꿈의 75~80%는 가족이나 친구, 운전, 쇼핑, 운동 등 평범하고 일상적인 내용의 꿈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한 남성의 경우 친구들에 대한 꿈이 53.9%로 절반 이상이었고 부모가 23.9%, 운전 24.5%, 야외활동 17%, 식사 13.7%, 운동 6.1% 등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빌 돔호프 박사는 "우리가 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꿈에 어떤 실제적 기능이 있다는 주장에 반한다"며 "꿈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꿈을 기억해낸 사람들에게 뭔가 이익이 있어야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돔호프 박사는 "우리는 생각하는 동물이지만, 이것이 모든 형태의 생각이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핀란드 투르쿠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주장과 달리 꿈이 실제적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꿈 6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3분의 2가 최소 한가지 이상의 위협적 상황을 담고 있었으며 이중 60%는 일상생활에서 부닥칠 수 있는 것들이었다는 것.
꿈은 즉 잠을 자면서 세상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식을 익히는 가상게임의 일종이라는 것이 투르쿠대 연구진의 결론이다.
또 미 하버드대 연구진은 자고 꿈을 꾸는 것이 낮시간 학습능력을 증진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 러프버러대학 수면연구센터의 짐 혼 소장은 특정 항우울제 등 약물을 복용할 경우 수개월 동안이나 꿈을 꾸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꿈은 몸이 잠들어 있는 동안 자극을 필요로 하는 "뇌가 만들어낸 재밌지만 의미는 거의 없고 잊어버리는 게 나은 쓰레기 B급 영화"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