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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돈줄죄기에 영세 중소기업 '비명'

추석자금 집행 계획도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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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최근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등 대출을 억제하면서 영세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 둔화와 환율 급등으로 경영난에 처한 영세업체들은 추석을 앞두고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항변하지만 영세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비올 때 우산을 뺐는 처사"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 중기대출 증가세 '뚝'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중기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신규 대출을 사실상 받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건설업, 부동산업, 음식.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인 경우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거나 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7월 중순부터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의 기한 연장을 기존의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했으며 자금을 일정 한도만 배정해 그 범위 내에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우리은행도 경기에 민감한 `특별관리 업종' 대출은 본부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주요 은행들의 중기 대출 증가세는 큰 폭으로 둔화했다.

국민은행의 중기대출 증가액은 7월 9천억 원에서 8월 25일 현재 2천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 캠페인을 통해 올 상반기(1∼6월)에만 중기대출을 8조8천억 원이나 불렸었다.

신한은행의 8월 증가액도 약 2천800억 원으로 지난 달 6천300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은행은 이달에 6천900억 원을 늘렸지만 7월 증가액 1조1천억 원보다는 한츰 못미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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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대출 실적이 이미 연간 목표치에 거의 도달한 상태"라며 "하반기부터는 경기둔화 등을 감안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담당자는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신용등급과 대출상환 능력이 떨어져 대출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들도 최근 예금 부진으로 대출 여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 추석자금 공급 계획도 '쉬쉬'

주요 시중 은행들은 추석자금 공급 계획마저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해마다 언론을 통해 자금 공급 계획을 요란하게 홍보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추석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9월 말까지 5천억 원 한도 내에서 신규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해에는 금리를 최대 2.69%까지 우대하고 기존 대출에 대한 연장이나 재약정 조건도 완화해줬으나 올해는 별도 우대조치 없이 신용도 등에 따라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일반 대출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국민은행도 최근 협력업체 결제자금이나 직원 급여 및 상여금에 한해 적극 지원하라고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냈다. 또 적극적인 만기 연장과 추가 담보 요구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신한과 하나은행도 각각 5천억 원 한도로 추석 자금을 편성했다.

모 은행 관계자는 "과거 언론을 통해 자금 지원 계획을 밝혔다가 신용도나 거래 실적 등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의 대출 신청이 잇따라 난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여력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날까 봐 은행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발표하지 않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주요 시중 은행들과 달리 지방 은행들은 추석자금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은행은 3천억 원, 경남은행 2천억 원, 전북은행은 500억 원 등 일찌감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3천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은 7천억 원을 중소기업에 특별공급하고, 영업점장 금리 감면권도 0.3%포인트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영세 중기들, 돈줄 말라 시름

영세업체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소한섭 정책팀장은 "기반이 탄탄한 기업이나 수출 업체들은 상황이 아주 나쁘지 않지만 도소매나 플라스틱 업종, 납품단가 연동제로 인해 애로가 많았던 주물업종, 곡물취급 업종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중기중앙회가 22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자금사정을 조사한 결과 65.7%가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하반기에는 자금난을 호소하는 업체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중기중앙회는 예상했다.

설상가상으로 대출 금리마저 치솟아 기존 대출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기대출 평균 금리는 5월 7.14%에서 6월 7.21%로 뛰었다. 한은은 7월에도 시중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중기 대출금리도 전달에 비해 0.10% 포인트 안팎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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