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 도착하면 인명 구조를 위해 일단 진입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지만 끝내고 현장에서 나오면 섬뜩한 기분이 듭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자 광주 동부소방서 현직 소방관 3명은 화재 현장의 경험을 이 같이 전했다.
동부소방서 소방행정과 문선우(41) 소방장은 지난 1997년 어느 날 새벽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유흥주점 화재 현장에서 20㎏이나 되는 장비를 착용하고 고인 물에 빠져 위험에 처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는 당시 화재 진압을 위해 뿌린 물이 무릎까지 차오른 실내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었고 그런 와중에 1m 정도 깊게 팬 구멍에 빠졌다.
문 소방장은 "동료의 도움으로 간신히 구멍에서 빠져나와 밖으로 나와 확인해보니 물 속에 있던 유리 파편에 온몸이 상처투성이었다"며 "하지만 대충 피를 닦아낸 뒤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을지도 모를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다시 현장에 들어가야만 했다"고 말했다.
대응구조과 윤성상(47) 소방경도 오래전 광주 동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불은 학교 지하에서 발생했고 윤 소방경이 학교에 들어섰을 때는 낡은 목재로 된 건물이 붕괴할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는 "발화 지점을 찾아야 불을 끌 수 있기 때문에 붕괴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발화점을 찾기 위해 학교로 진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구조대 박형주(36) 소방교는 지난 2006년 12월께 광주 북구청 앞 6층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옥상에 대피한 18명의 시민들을 구조했던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시커먼 연기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올라가면서 실수로 발을 잘못 딛는다면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계단을 붙들었다"고 급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21일 광주소방안전본부가 소방방재청의 지난 2007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난해에만 소방관 7명이 순직했으며 공상(공무로 인한 부상)을 당한 소방관이 27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