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사회 지도자는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광복절 연휴 일본 방문기간 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구설수에 휘말린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을 우회 비판한 정당의 논평이다.
언뜻 야당발 공세처럼 보이지만 뜻밖에도 논평을 내놓은 주인공은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이다.
집권당의 입인 여당 대변인인지,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야당 대변인인지 헷갈리는 차 대변인의 '도발적' 논평이 연일 화제다.
차 대변인은 20일 '집권 여당의 자기성찰'이란 제목의 '촌평'을 내고 두 가지를 비판했다.
하나는 골프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정책에 대한 것이다.
그는 '귀족학교' 논란에 휩싸인 국제중학교 설립을 추진중인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을 겨냥해 "강북학생이 강남으로 못 들어오게 하는 교육정책은 나쁜 정책"이라고 몰아붙였다.
공 교육감은 지난 교육감 민선에서 한나라당이 밀었던 인물이다.
통상 여야 대변인의 논평은 확연히 다른 색채를 띤다.
야당의 경우 국정운영에 참여하지 못하는데다 정부 여당을 견제할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여 논평이 격할 수 밖에 없지만 여당은 국정운영의 한 축으로 책임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점잖은' 표현을 사용한다.
특히 여당과 정부는 '한몸'이란 인식 때문에 자기 식구를 비판하는 논평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이날 '투자해서 경제 좀 살립시다'라는 논평에서도 "촛불시위 한방 맞더니 눈치만 본다.
공기업 개혁은 지지부진, 기업을 옥죄는 이중삼중 규제는 손도 못대고 있다"고 정부의 '복지부동'을 질타했다.
차 대변인의 '내부 견제'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8일엔 정부가 하반기 가스요금 인상 입장을 밝혔음에도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며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야권을 비판할 때도 야당 대변인 같은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16일 대변인으로 임명되자마자 낸 첫 논평이다.
그는 김해 봉하마을 사저로 옮겨져 무단 반출 논란에 휩싸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 기록물에 대해 "장물"이라고 표현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런 직설적인 논평 때문에 야당으로부터는 "여당 대변인답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차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의 절체절명의 과제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어긋나는 것은 가차없이 비판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며 "당의 기본노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내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소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