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 아이를 방치해 둔 것은 아닌지 확인합시다."
올해 여름 프랑스에서 뜨거운 햇볕이 내리 쬐는 차 안에 혼자 남겨진 어린 아이들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하나같이 자신의 아이가 뒷좌석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 버린 부모들이 차에서 내린 뒤 무심결에 문을 잠그는 바람에 발생한 사고다.
차 안에 혼자 남겨진 아이들은 차의 실내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모두 탈수증세를 보인 뒤 질식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첫번째 사고가 난 것은 지난달 중순. 당시 38세의 약사가 깜박하여 두 돌을 갓 넘긴 아들을 약국 앞에 주차해 둔 차에 두고 내렸다.
이 약사는 당시 목격한 뺑소니 차량의 번호를 적어 피해자에게 알려주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일주일여 뒤에는 출근길 남자(38세)가 3살된 딸 아이가 타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차를 하루 종일 야외 주차장에 주차해 뒀다가 똑같은 변을 당했다.
이 남자는 출근하기 전에 유모에게 딸을 맡기는 것을 깜박하여 햇볕이 내리쬐는 차에 하루 종일 아이를 방치했다.
퇴근 길에도 아이가 뒷 좌석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4살된 아들을 유아원에서 데려와 차에 태우면서 뒤늦게 숨진 딸을 발견했다.
지난 9일에는 파리에서 카리브해의 해외영토 과들루프를 찾아 바캉스를 보내던 가족에게 불행이 닥쳤다.
13살된 아들이 뒷좌석에서 자고 있는 것을 깜박한 부모가 차량 문을 잠그고 내려 12시간 이상을 방치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잠에서 깬 이 어린이는 실내온도가 화씨 120도(섭씨 48.9도)까지 치솟은 차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허사였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대변인은 "이 어린이가 차량에서 빠져나오려 한 흔적들이 역력히 남아있었다"면서 "이 차는 차량 도난방지 시스템이 워낙 견고해 차 안에서는 일절 잠금장치를 풀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일간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이 차량은 문이 잠겨 있으면 경적도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뿐만 아니라 8월들어 길가던 행인들이 차 안에 혼자 방치돼 있는 아이들을 목격한 뒤 창문을 깨트리고 구출한 경우도 4건이나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정신과 의사들은 "자신의 아이를 잊어 버리는 어른들은 우울증을 겪고 있을 수 있다"면서 "아이를 잊어버리면서 자기 자신도 잊는 경우가 많은데 일종의 자살행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의들은 "직장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바람에 직장과 가정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런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