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가(家) 4세인 박중원(40) 씨를 '바지사장'으로 영입해 자신이 실질적 사주인 코스닥 업체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조모(29) 씨의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조 씨가 코스닥 상장사인 뉴월코프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코스닥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6년 9월이다. 당시 조 씨의 나이는 불과 27세.
조 씨는 뉴월코프 고문이던 이모 씨와 함께 전 경영진으로부터 150만 주, 50억 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사실은 조 씨와 이 씨가 주식을 모두 매입했지만 이들은 조 씨가 20만 주, 이 씨가 80만 주를 산 것으로 하고 이름만 빌려준 L 씨 앞으로 50만 주를 배정했다.
조 씨가 뉴월코프를 인수하던 시점에 'LG가 방계 3세'인 구본호(구속) 씨가 레드캡투어를 인수하며 증시에 이른바 '재벌 테마주'가 본격 형성됐는데, 검찰은 조 씨가 구 씨의 사례를 보고 박 씨를 영입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단 뉴월코프 경영권을 인수한 그는 본격적으로 '얼굴 마담' 역할을 해 줄 박 씨의 영입 작업에 착수했다.
조 씨에게 박 씨를 소개해 준 사람은 당시 뉴월코프 고문이던 선병석 씨.
1997∼2004년 서울시테니스협회장을 지낸 선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때 남산 테니스장을 예약해두고 전직 국가대표 선수 등과의 동호회 모임을 주선해 '황제 테니스'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었다.
조 씨는 지난해 2월부터 4천만 원 이상을 들여 서울 강남의 고급 술집에서 박 씨를 수차례 만나 접대하며 그를 설득해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지난해 3월 대주주 이 씨와 차명주주 L 씨가 130만 주를 박 씨에게 넘기는 계약이 체결됐지만 이는 서류상의 것이었을 뿐 실제 돈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박 씨는 뉴월코프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로 304만 주를 자기 돈으로 사들였다고 공시했지만 이 자금 또한 조 씨가 다른 곳에서 빌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런 주도면밀한 경제 범죄를 총괄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씨는 서울의 한 고교를 졸업한 것이 최종 학력이고, 수입 자동차 판매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뉴월코프 경영권을 인수하자 회사 이름으로 페라리, 벤틀리 등 `슈퍼카'를 임대해 타고 다녔으며 가장 집값이 비싸다는 서울 삼성동 모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게다가 그다지 재력이 있는 집안 출신도 아닌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20대 청년인 조 씨가 어떻게 거금을 마련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는지, 조 씨에게 자금줄을 대주고 있는 배후세력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일단 조 씨가 사채시장 등에서 초기 인수자금을 끌어 쓴 뒤 뉴월코프에서 횡령한 100억원대 자금으로 이를 되갚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원 및 횡령 금액의 사용처를 밝히기 위해 계좌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또 현대가 3세인 정일선 BNG스틸 대표가 투자해 유명해진 I.S하이텍도 조 씨가 실질적 사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본격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