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여 명에 이르는 광복절 특사로 재벌총수 및 정치인들에 대한 특혜 시비와 함께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사면과 관련해 제기됐던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각하하거나 합헌 결정을 내렸다.
12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과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등을 특별사면한 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이 제기됐었다.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전·노 전 대통령이 1997년 12월 특별사면되자 시민단체 간부 등은 "내란죄의 주범이며 천문학적 숫자의 뇌물을 받고도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면되는 것은 이들보다 작은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갖는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듬해 9월 "전직 대통령들을 특별사면했다고 해서 청구인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아 헌법소원을 낼 자격이 없다"며 사건을 각하했다.
또 1999년 광복절 특사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 등이 포함되자 무기수로 복역 중이던 이모 씨가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용해 법 집행의 형평성과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헌법소원을 냈지만 이전과 마찬가지 이유로 각하됐다.
이 씨는 "대다수 수형자는 특사에 포함되지 않고 가석방도 평균 90% 이상 형기를 살아야 심사를 받을 수 있는데 형기의 4분의 1도 살지 않은 김 씨 등을 특별사면하는 것은 특권층을 차별대우하는 행위"라고 주장했었다.
2005년 광복절 특사와 관련해서는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이던 이모 씨가 '이번 특사에 국가유공자를 포함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사면 대상에 포함되려 항소심을 포기해 형이 확정됐지만 사실과 다르자 '미포함 여부를 알려주지 않아 신체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법무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냈다가 각하됐다.
사면법상 수형자는 자신에 대한 특별사면을 대통령에게 직접 요구할 권리가 없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특별사면의 상신을 신청할 권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징역형과 벌금형이 함께 확정된 수형자에게 징역형에 대해서만 특별사면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재의 결정도 있었다.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0억 원을 확정받은 심모 씨는 1996년 2월 징역형에 대해서만 특별사면을 받고 미납벌금 2억 5천여만 원은 남아 있자 "특정인에게 선고된 모든 형의 집행을 면제해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2000년 6월 "헌법은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부여하고 구체적 내용과 방법은 법률에 위임하고 있다"며 "형의 전부를 사면할 지, 일부만 사면할 지는 사면권자의 전권사항"이라며 합헌결정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