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주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자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이자수익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53개 증권사들의 2007회계연도(2007년4월~2008년3월)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제외한 순이자수익은 1조7천72억원으로 전년 대비 55.0% 급증했다. 이는 2006회계연도의 순이자수익 증가율 23.1%보다 무려 31.9%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2007회계연도 전체 영업이익 5조2천496억원 대비 순이자수익 비중은 32.5%에 달했다.
◇ 대형증권사들 이자수익 두드러져 = 우리투자증권은 2007회계연도 순이자수익이 2천32억원으로 전년 대비 51.4% 급증하며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투자증권 1천437억원, 굿모닝신한증권 1천372억원, 대우증권 1천298억원, 삼성증권 1천230억원 등이 1천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빅5'를 형성했다.
우리증권은 영업이익 대비 순이자수익 비중이 50.4%로 절반을 넘겼으며, 한국증권(44.2%), 신한증권(49.6%), 대우증권(28.1%), 삼성증권(27.9%) 등도 순이자수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키움증권은 순이자수익이 754억원으로 전년보다 64.5% 급증하며 영업이익 대비 60.3%의 비중을 보여 중형증권사 중 두각을 나타냈다.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은 순이자수익이 700억원을 넘겨 이자수익 규모에서 `2군'에 위치했고, 동양종금증권은 순이자수익이 439억원으로 11위에 랭크돼 회사규모에 비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이자수익 비중은 25.1%에 머물렀다.
중소형 증권사들 중에는 영업이익 대비 순이자수익 비중이 절반을 넘는 곳이 많았다.
SK증권(75.2%), 유진투자증권(67.1%), 동부증권(95.6%), NH투자증권(63.9%), 유화증권(91.6%), 이트레이드증권(57.9%), HMC증권(88.3%), KB투자증권(50.7%), 골든브릿지증권(68.6%) 등이 영업이익 대비 이자수익 비중이 높았다.
◇ 자통법 입법 무색…수익구조 취약 논란 = 증권사들의 업무영역을 넓히고 규모를 대형화해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을 탄생시킨다는 취지의 자본시장통합법이 내년 2월 시행되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손쉬운 수익 창출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증권사들의 이자수익은 일부 대형사의 경우 채권거래를 통해 절반 가량이 발생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신용거래융자, 고객예탁금운용, 증권담보대출, 예금, 증권금융예치금, 미수금, 양도성예금증서 거래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하루만 맡겨도 연 5%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판매하면서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거나, 주가연계증권(ELS)을 운용할 때 헤지용으로 채권 보유를 늘린 점이 이자수익 증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증권사들은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고객의 예금을 받아 금리를 조금 더 얹어 대출해주고 마진을 챙기는 시중은행과 비슷한 행태의 영업을 통해 이익의 상당 부분을 챙기고 있는데 대해 수익구조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증권연구원 신보성 연구원은 "영업기회가 적은 회사일수록 비주력 부분인 이자수익이 많은데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며 외국에서 보기 힘든 상황이다. CMA를 주수익원으로 삼는 것도 좋지 않다고 보며 CMA를 자산운용과 브로커리지 등으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증권 구철호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이자수익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고 아직 높은 수준으로 보기 어려워 문제로 삼을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