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주최 쪽의 승인 없이 촬영하여 보도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SBS 홈페이지의 자유토론방에 올라 온 글들은 많은 네티즌들이 SBS 뉴스의 리허설 장면 보도가 나라망신을 시킨 것이며, 한국 선수들에 대한 중국 쪽의 보복을 불러오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뉴스비평은 SBS 뉴스의 리허설 장면 공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려 합니다.
7월 29일 SBS 8시뉴스는 전날 밤에 실시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단독 촬영했다는 설명을 붙여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2만 명의 인력을 동원하여 일체감 있는 군무를 보여준 매스게임은 전 세계에 충격과 전율을 안겨주겠다는 총 연출자 장이머우 감독의 장담 그대로였다고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의 리허설 장면 공개에 대해 중국과 한국 네티즌들의 격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SBS가 IOC와의 중계권 협약과 올림픽 보도관행을 깼느냐 하는 것입니다. 리허설 장면 공개 후 침묵을 지키던 SBS 뉴스는 지난 5일 베이징 올림픽 주관방송사 BOB가 SBS에 대해 8일 개막식 취재를 제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리허설 장면 촬영이 ‘정당한 취재과정을 밟은 것’이긴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의 특수성을 적극 고려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이미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 측에 유감을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뉴스는 '정당한 취재과정'과 '베이징 올림픽의 특수성'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설명이 없이 너무 간단하게 끝나, 뉴스만으로는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취재과정에 대한 SBS 보도진의 설명은 IOC와의 중계권 협약에 따라 지난 5일 실시된 최종 리허설은 보도진에게 공개는 하지만, 보도는 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그 이전에 몇 차례 실시하는 비공개 리허설에 대해서는 협약에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SBS 보도진이 이들 비공개 리허설 중의 하나에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출입하면서 촬영했고, 협약에 금지규정이 없기 때문에 보도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역대 올림픽에서 언론이 리허설 장면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최종 리허설에는 보도진의 참관이 허용되지만, 엠바고, 곧 보도유보 조건이 붙어 있고, 그 이전의 리허설에는 보도진의 출입을 막아 촬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5일 SBS 뉴스가 언급한 '베이징 올림픽의 특수성'이란 비공개로 진행된 리허설을 보도진이 제지당하지 않고 공공연히 취재하긴 했지만, 그것이 조직위 쪽의 보도승인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적극 고려했어야 한다는 것이 SBS 쪽의 설명입니다. IOC와의 협약을 깨지는 않았고, 역대 올림픽에서 유지된 리허설 장면 비보도 관행은 취재만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는 것이지만, 리허설 보도로 김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개막식의 극적인 공개를 계획했던 조직위에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SBS 뉴스가 고려하지 않았던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개막식 리허설이 주최 측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보도해야 할 만큼 가치 있는 뉴스냐 하는 것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은 장이머우 감독이 총연출을 맡았고,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던 것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며칠만 기다리면 해소될 개막식 궁금증이 비보도 관행을 깨면서까지 풀어 주여야 할 만큼 절실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6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SBS 8시뉴스의 보도는 북한에 대해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성명을 발표했다는 것과 정상회담에서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뉴스는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인권 문제가 북미관계 개선의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라는 점을 천명한 것이어서 북한 반응이 주목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인권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 왔습니다. 공동성명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했다는 것은 북미 관계의 측면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새로운 것은 미국의 북한 인권 거론에 한국이 동참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반응은 북미관계와 관련해서가 아니라 남북한관계와 관련해서 주목되는 점입니다.
이날 뉴스는 또 한국군의 아프간 재 파병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부시 대통령은 비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요청했다는 non-combat help가 '비군사적 지원'이 아니라 '비전투적 지원'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요청한 것은 비전투 부대의 파병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전투’ 부대라면 아프간에도 파병했었고, 현재 이라크에도 파병중입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시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국군의 아프간 재 파병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non-combat help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파병 논의가 없었다고 보아야 하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할 일입니다.
비록 비전투 부대라고 해도 아프간 재 파병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재 파병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고, 부시 대통령은 비전투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상회담에서 아프간 파병과 관련하여 실제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가를 추적하는 것이 바로 언론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