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바나나 껍질은 폐타이어처럼 보이는 대리석.
엄청나게 큰 여행 가방은 지점토.
미술관에 차마 어울리지 않는 변기에 박힌 건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입니다.
[민수홍/서울대 미술관 학예사 : 1960년대 중반 이후에 굉장히 많은 새로운 물질과 재료들이 등장을 하게 되는데, 새로운 물질들과 재료들을 통해서 새로운 감성이 무엇인지를 실험해 본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필름 없는 환등기와 팽팽하게 당겨놓은 줄도 조각.
줄을 당겼다 놓자 요란스럽게 흔들리면서 환등기의 원형 빛을 받아 무지갯빛 원을 만듭니다.
이처럼 조각의 재료는 다양하고 표현은 무한합니다.
[김보선/서울시 대방동 : 거창하고 크고 예쁘게 꾸며 놓은 것만 조각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것, 내가 평소 생활했던 하나하나도 다 사실 조각이고….]
조각이 회화에 비해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비단 3차원의 작품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재료를 택할 수 있고 또 물질이 갖고 있는 성질을 작품에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역시 갖고 있습니다.
[민수홍/울대 미술관 학예사 : 단순하게 생김새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조각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쓰여 졌던 재료나 물질들이 갖고 있는 특성을, 예술가가 얼마만큼 잘 활용하면서 자기가 발견한 새로운 미감을 형상화시키는 지를 분석하려고 하면….]
이처럼 다양한 재료로 무궁한 현대 조각의 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는 이탈리아 현대 조각전은 서울대 미술관에서 9월 5일까지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