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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허점 틈타 다시 번지는 '제2의 바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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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전국이 들썩인 이후 정부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뿌리뽑겠다고 밝혔지만 관련법의 허점을 악용한 `제2의 바다이야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부산 A구의 청소년 게임장 4곳은 경품을 제공하는 `전체이용가' 게임기를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청소년 게임장이지만 내부에서 청소년은 찾아볼 수 없다. 40여 대의 게임기에는 대부분 40~50대 남성들이 앉아 있다.

이들이 게임을 하다 일정 점수를 얻으면 은색 책갈피가 경품으로 제공된다. 이용자들은 책갈피를 들고 특정 장소에서 환전상과 접선해 이를 환전한다. 시세는 책갈피 1개에 4천500원. 현행법상 게임 경품을 환전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1일 "보통 책갈피 100개를 고무줄로 묶어 한번에 환전한다"고 전했다. 45만원짜리 책갈피 100개를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60만원 이상을 게임기에 투입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산 경찰이 7월 한 달 동안 관내 34개 청소년 게임장을 단속한 결과 환전행위 24건, 게임기 개.변조 6건 등 모두 3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이처럼 한동안 잠잠했던 사행성 게임장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된 빌미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이 제공했다.

바다이야기가 전국을 휩쓴 뒤 2006년 10월30일 발효된 게임법은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과거 `18세 이상' 등급으로 분류된 게임의 경우 법 발효 6개월 이내에 등급분류를 다시 받도록 규정했다.

등급 재분류를 담당한 게임물등급위원회는 바다이야기 등에 대해 모두 등급취소 판정을 내렸다. 이 조치로 사행성 게임기들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대한민국에서 발 붙일 곳이 없어졌다.

그러나 게임법에도 허점이 있었다. 게임법은 `일반게임제공업소에서의 경품제공을 금지하고 청소년게임제공업소의 전체이용가 게임물에 한해 경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 시행령을 통해 `경품은 소비자 판매가격 5천원 이내의 것으로 종류는 완구류 및 문구류, 문화상품류 및 스포츠용품류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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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등급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조항은 본래 `인형뽑기' 류의 크레인 게임기를 위해 마련됐다. 이 조항이 없다면 경품을 제공하는 크레인 게임기는 허가가 날 수 없다.

그러나 경품제공을 허용한 대상이 `청소년게임제공업소의 전체이용가 게임물'로 두루뭉술하게 규정된 게 문제였다.

업주들은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등급분류 판정을 요청할 때는 정상적인 청소년 게임기를 제출해 `전체이용가' 등급 판정을 받아냈다. `전체이용가' 게임인 만큼 합법적인 경품 제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단 등급 판정을 받은 뒤에는 프로그램을 교체해 정상적인 청소년 게임기를 불법 사행성 게임기로 개.변조하고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7월초 등록취소 판정을 내린 `몽키블록' 게임기의 경우 정상적인 상태라면 이용자가 화면 아래의 막대를 움직여 공을 받아낸 뒤 다시 공을 튕겨 화면 상단의 블록을 제거해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변조한 `몽키블록' 게임기의 경우 이용자가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아도 확률에 따라 점수획득이 가능하고 일정 점수 이상을 얻을 경우 경품이 제공된다. 말이 청소년 게임기이지 도박 머신과 다를 바 없다.

게임물등급위 관계자는 "불법 개.변조를 적발하는 것도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이를 단속해도 거의 실효가 없다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몽키블록' 게임기의 경우 게임물등급위가 등록취소 결정을 내린 지 10일도 되지 않아 법원에서 `등록취소 정지 가처분' 판정이 내려졌다.

업주가 게임물등급위의 등록취소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등록취소를 정지해 달라고 요청하자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게임물등급위 관계자는 "업주들은 사행성 게임장을 3~6개월만 운영하면 본전을 뽑는다고 생각한다"며 "행정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1~2년이 걸리는데 등록취소 결정을 내려봐야 무슨 실효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히려 업주들이 빨리 단속해서 등록취소해 달라고 말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업주 입장에서는 소송이 진행중인 동안에는 단속 걱정 없이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물등급위와 경찰 측은 관련법 개정 등 국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변종 사행성 게임장의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말단에 불과한 환전상들을 입건해봐야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법의 허점을 보완하지 않는 한 소모적인 단속만 되풀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게임물등급위 관계자 역시 "전체이용가 게임기라도 경품을 제공할 경우 운영정보표시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보완대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가 법제화 되지 않으면 바다이야기 파문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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