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주) 지나보니까 항상 적은 저더라구요. 제가 한동안 좀 생활도 단순해지지않고 복잡하고, 생각도 많고 그 다음에 몸도 좀 많이 해치고...돌아다보니까 결국은 다 저의 속에서 일어난 분노, 어떤 질투심, 그 다음에 욕심 그런 것들이었어요. 그거 때문에 시간 낭비하고, 화가나니까 그걸 또 어떻게 해소를 해야 되니까 또 뭘 좋지 않은 것들 자꾸 손대게 되고 그래서 그거를 벗어나게 됐던 계기가 생활의 새로운 변화를 줬던 거구요. 결혼도 그런 거 중에 하구요, 그리고 이번에 애가 태어나보니까 더더욱 변화가 있을거라는 그런 기대도 막 생기고.
또 공연...관객이 항상 극장에 오고 우릴 지켜봐주시고 한다는 거, 그런 것들 때문에 이렇게 해이해질 수가 없는 거거든요. 이게 항상 저희들한테 긴장감을 만들어줘요.
▲ 질투심과 분노는 그 시기에 왜 생겼었죠?
= (남경주) 역시 뭐 동료들이나 아니면 이제 뭐 제작자들과 배우의 관계, 사회적으로 만나는 사람들 중에 저보다 더 나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뭐 그런거지요. 인간이 다 똑같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것들에서 그런 걸 많이 느꼈고, 또 저같은 경우는 저 스스로한테도 그런 걸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저 스스로한테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그런 생각을 많이 한 때가 있었습니다.
= (최정원) 저는 좀 많이 긍정적이어서 앞이빨이 튀어나고 광대뼈가 있어도 '아 이거 다 노래 잘 하려고 있는거야' 그러면서 살기는 하는데 저한테도 되게 힘든 때가 있었어요. 특히 아이를 낳고 공연을 시작하면서 정말 이렇게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아이 울음 소리가 나면 눈물이 나서 밥을 못 먹은 적이 많았어요.
그때 제일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 내가 나를 위해서 사는 게 진정한 삶인지 아니면 내 것을 포기하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아이를 위해서 사는게 맞는 건지에 대한 그게 굉장히 컸어요. 그래서 한동안 참 많이 힘들었어요. 왜냐면 제가 이렇게 막 멋있게 공연하고 있는 동안 아이는 혼자서 '치카치카' 하고 동화책도 읽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런 자책감이 컸었는데...아이가 한 5살 땐가 6살 때 동요 동시 발표회를 유치원에서 했었는데 학교를 찾아가니까 수아 친구들이 "와 수아 엄마다" 막 그러는 거예요. 근데 우리 수아가 그 때 "수아 엄마 아니고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라고 그때 이야기를 해줌으로 해서 제가 '아, 나는 내 인생을 배우로서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그때 많이 바꿨어요. 그 다음부터는 좀 편안해졌어요.
▲ 두 분의 아우라가 강해서 어떤 배역을 해도 남경주화, 최정원화 시켜버려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 (최정원) 개인적으로는 나를 아예 버리고 그사람이 되서 완전히 딴 사람이 되서 목소리도 바꾸고 몸짓도 바꾸고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정말 재미있어요, 나로 안 살면. 근데 점차 점차 나이가 들면서 내 인생을 버리고서 그 사람을 표현하기란 너무나 가식인 거예요. 내가 살아왔던 인생, 책 속의 삶,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나오는 햄릿이 돼야 그게 최정원의 햄릿이라는 생각을 했고 벨마도 물론 작가가 써놓은 것이 있겠지만 내가 최정원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그런 절제와 그런 어떤 본능에서 일어나는 것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지금은 바꿨어요.
예전에는 아예 '내가 딴 사람이 돼야지'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근데 어떤 게 맞는 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지금이 훨씬 더 조금 더 진실쪽에 가까운것 같아요.
=(남경주) 정원 씨가 말씀 잘하신 것 같아요. 안톤 체홉 이야기 중에요, 예술이란 자기 인생을 반영을 시켜서 표현을 하는 것인데 그게 어떤 분야든지 그러면 보여줘야 될 인생이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 그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을 듣고 굉장히 와닿더라구요.
그러니까 결국은 제가 살아왔던 경험이나 제가 봐왔던 책들속에 어떤 지식들이나 아니면은 저의 상식들 그런 것들이 반영이 돼서, 예를 들어서, 지금 하고 있는 빌리 플린이라는 인물이 나오는거지, 세상에 없었던 그런 정말로 사람들이 저라고 생각하지도 못하는 그런 빌리 플린이 나온다면... 제가 볼때는 전 자신 없어요.
▲ "내가 언제까지 배우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하시죠?
=(최정원) 항상 하지요. 그래서 저는 가끔 제가 경주 오빠한테 "나는 내가 가장 최고로 멋있게 잘하는 작품을 만나면 불꽃처럼 사라질 거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그러면 (경주 오빠는) "평생 못 만날 거다. 너는 아마 나보다 더 오래 공연을 할 거다" 그러는데 제 소원은 항상 공연에 임할 때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 될 지도 몰라' 왜냐면 최고로 잘 할 거니까, 하고 생각해요. 근데 끝나고 나면 뭐가 그렇게 아쉬운 게 많은지 '아니야, 내일 되면 이거 더 잘 해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혹여라도 '야, 내가 오늘같이 공연을 할 수 있을까' 그러면 정말 사라지고 싶어요.
=(남경주) 그냥 저는 얇고 길게 하고 싶습니다.(웃음) 이제 애기 아빠가 되었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책임도 있구요. 저에게는 살기 위한 일이니까요. 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저의 인생전부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일이니까 그냥 오랫동안...그리고 제가 제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얻어서 '너 항상 최선을 다했냐 준비하는 과정 중에' 그리고 결과는 그 준비하는 과정이 그 결과를 너한테 가져다줄 거다 그렇게 믿고, 그 다음에 또 그냥 배우로서 뿐만이 아니고 좋은 아빠, 좋은 가장,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 그 두 가지를 균형감 있게 그냥 그렇게 해서 오랫동안 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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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날카로운 문화적 감각과 통찰력이 묻어나는 인상깊은 칼럼으로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주형 기자는 1995년 SBS에 공채로 입사해 문화부와 SBS스페셜 등 호흡이 긴 기사와 방송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