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초대 직선 서울교육감의 선출을 앞두고 교사와 학부모, 교육단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교육감이 되길 바란다"고 당선자에게 당부했다.
시민들은 현재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적성과 인성을 계발할 기회를 구조적으로 박탈당한 채 입시를 위한 학업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진단하고 서울 시내 150만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교육정책을 제시하라는 바람을 털어놨다.
중학교 영어교사 강모(31.여)씨는 "새 교육감은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며 "방과 후 학습이나 특정 학교에 투자를 집중하는 등의 이벤트에 돈을 쏟기 보다 많은 교사가 적은 수의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작은 교실 만들기'에 자원을 투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교 국어교사 김모(44)씨는 "대학이 어떤 미래도 보장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무조건 대학에 진학하려는 것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교의 직업교육을 강화해 학생에게 인문계 고교 진학 이외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야 망국적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고 학생 개인의 행복도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김남희(34)씨는 "공교육을 살린다고 하면서 학교 내부로 사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무늬만 화려하지 실제 전문성이 없어 효과가 없다"며 "방과 후 학습이나 수준별 학습 등을 추진하면서 누구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분명한 목적하에 정확한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청소년 2명 중 1명이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5명 중 1명은 자살을 고려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청소년들이 무한 입시경쟁으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산하 학부모연합의 김종일 상임대표는 "40조원이 넘는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방안으로 실력이 비슷한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생활해 사설교육기관이 아닌 학교에서 배울 수 있도록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40조원의 10조원만 줄이면 경제가 1% 성장하고 10만명의 고용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국단위 시험의 성적을 학교별로 공개하도록 해 점수가 낮은 학교가 정부의 집중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성과급제를 도입해 교원들을 경쟁시켜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이희정 사무처장은 "현재의 교육처럼 아이들에게 싸움을 시켜놓고 구경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고민하는 교육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처장은 학교 현장이 입시에 매달려 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기 적성과 특기, 인성을 계발할 기회가 없는데 창조적으로 사고하고 창조적으로 살 수 있도록 경쟁에서 해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의 이진선 활동가는 "교육자율화 조치 이후 0교시가 부활하고 야간자율학습도 이뤄지는 판국에 학생들은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라고 외치고 있다"며 "서울시 교육감이라면 학생들의 호소를 귀담아 듣고 학생인권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쳐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