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육아 품앗이'로 서로 돕고 양보하는 삶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영욱(32.일산 정발산동) 씨 등 4명의 주부는 6개월 전에 주부들의 인터넷 모임인 다음 카페 '일산동아리cafe.daum.net/ilsanmay)'에서 만나 일산에 살고 5살 된 딸을 나만의 교육법으로 키우고 싶어하는데 뜻을 함께 해 '띠앗'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직접 고안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한 명씩 돌아가며 아이들을 직접 가르친다.
엄마들은 미술놀이, 수학놀이, 신체놀이, 영어놀이 4분야를 각각 전담해 프로그램을 준비해 온다.
프로그램은 유치원 커리큘럼이나 인터넷 자료 등 여러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를 토대로 마련된다.
지난주 수요일에는 덕이동에 사는 주부의 집에서 시금치, 당근을 이용해 밀가루를 반죽을 하고 음식을 만드는 '밀가루 놀이'를 진행했다.
매번 다른 내용으로 놀면서 배우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밝고 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고 있다.
2년째 외동딸 김서하(5) 양을 육아 품앗이로 키우는 정 씨는 "엄마와 함께 같이 배울 수 있으면서 친구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심했는데 주위에 나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많았다"며 "인터넷에서 만난 엄마들을 직접 만나보니 비슷한 교육관으로 금세 친해졌다"고 말했다.
미리 유치원에 보내 자녀에게 영어나 수학으로 학습부담을 주기 보다는 엄마, 친구들과 야외에서 뛰어놀며 관계맺기와 자아형성에 도움이 되는 시간을 주고 싶었던 것이다.
주부들도 한달에 한번씩 책을 정해 독서토론을 하면서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인다.
이번주에는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친 뒤 한 집에서 함께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정 씨는 "수업 시간 외에도 아이들과 엄마들은 매일 같이 만난다"며 "이제는 서로가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육아 품앗이로 딸을 키워낸 주부들도 여럿 있다.
'일산동아리' 창립멤버인 선희정(38) 씨는 딸(10)을 초등학교 진학 전 4년간 유치원에 보내는 대신 육아 품앗이로 키웠다.
현재 회원 2천700명이 등록된 일산동아리에는 600-700명의 주부들이 3-10명 가량 모여 지역과 시간대가 맞는 사람들끼리 육아 품앗이를 하고 있다.
선 씨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주부들은 단계에 맞게 품앗이 형태의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