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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 전 세계가 '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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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고어 미국 前 부통령)

"우리의 생존환경을 둘러싼 여러가지가 위기에 처해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쁘게 돌아가는 때가 예전에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문제를 풀기 위해선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The survival of *** as we know it is at risk. I don't remember a time in our country when so many things seemed to be going so wrong simultaneously. To begin to fix all the problems, the answer is to end our reliance on carbon-based fuels).”

며칠 전 외신 기사를 읽다가 이 인용구에 시선이 갔습니다. 우리나라 상황과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석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한국의 에너지 위기 국면을 외신에서 인터뷰를 했나보다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에 해당되는 나라는 바로 '미국'으로, 이 말은 '환경전도사'로 변신한 앨고어 미 전 부통령의 연설 중 일부입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현재 미국이 처한 '석유 중독'에 비유되는 에너지 소비 행태와 그로 인한 환경 위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다가올 암울한 장래를 피할수 없을 것이라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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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기름값도 싸고 에너지 위기와는 거리가 있지 않나...?' 잠시 의구심을 가질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도 상황이 괜찮지 않다는 게 고어 전 부통령의 말입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화석연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에너지 소비 패턴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자동차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는 미국은 석유소비량으로는 세계에서 단연 1위 입니다. 하루 약 2060만 배럴을 소비한다는데 연간 소비량은 세계 전체 소비량의 25%에 육박해 유럽 대륙 전체보다도 많은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일찌감치 원자력에 투자한 유럽 등과 달리 석유 위주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대체에너지 또는 신재생에너지 쪽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10년 내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대부분 생산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위기 직면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합니다.

특히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되자 미국 내에서 유전을 더 개발하고 생산량을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대해 심하게 비판했습니다. 유전개발을 늘리는 방법은 전형적인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유한 자원인 석유의 공급은 절대 수요 증가세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즉 화석연료를 덜쓰는 동시에 다른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가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우리 상황과 너무 닮아있다는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데 석유소비량은 '세계 5위'입니다. 산업구조는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 중공업위주로 짜여져 있어 산업용 에너지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외국기관들이 고유가 국면에서 우리나라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다른 나라에 비해 더 크게 잡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GDP 1달러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 소모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우리나라는 자연히 고유가 국면일수록 경쟁력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입니다.

결국 해결책은 장기적으로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태양력과 풍력, 원자력과 같은 다른 에너지원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는 영원히 석유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태양열이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태양열은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량에 비해 공간이 많이 필요해 우리나라 전체 땅을 다 태양열 집적판으로 깐다고 해도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량을 다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즉 신재생에너지가 석유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지만, 꾸준히 기술개발과 투자를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제2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맞춰 2011년까지 전체 소비에너지의 5%를 신재생에너지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여건상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는 투자금 회수가 빠르지 않다는 특성상 보급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 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해오면서도 정책 집행상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1조 9천억원 정도로 원자력 발전소 1기 건설하는 비용의 70%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야말로 '폭등'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좀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릅니다. 여전히 지난해 수준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이제 값싼 석유의 시대가 갔다는데는 별로 이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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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미국의 안보, 환경문제, 경제위기는 모두 연관돼있다 (America's security, environmental and economic crises are all related)"

고유가로 인해 물가 상승과 인플레 위험, 이로 인한 경기 둔화까지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에너지 문제는 이제 에너지로만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세계 최대강국이라는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그리고 일부 산유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도 모두,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있는 ‘동병상련’의 입장이라는 것이 약간 다행(?)이라면 다행이라 할 수 있을까요. 에너지 부족 국면에서 여러 나라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우리가 크게 모자라지는 않는 성과를 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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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지식경제부와 산업계를 취재하는 정호선 기자는 1997년에 경제지 기자로 시작해 2005년에 SBS에 입사했습니다. 좌우명인 '긍정의 힘'과 함께 오랜 경제분야 취재경험으로 차분하고 정돈된 기사로 활약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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