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범규 아나운서의 1만km의 대장정, 중국 5개 도시 현지 생방송의 생생한 제작 현장기록' - SBS 출발! 모닝와이드의 2008 베이징 올림픽 특집 기획 '13억 중국을 움직이는 힘' (7월 9일~8월 1일 방송) 을 통해 1만km의 대장정을 시작한 손범규 아나운서가 중국 현지 방송제작 현장의 생생한 기록을 전해 드립니다.
북한 미녀들을 만날 수 있다는 '평양고려식당'으로!
태풍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든다고 하는데 오늘 이곳 상하이는 제법 바람이 불었습니다.
할인이 되는 저녁 6시 이후의 비행기를 예약했던 저희는 부랴부랴 아침 비행기로 바꿨습니다. 이제 내일 아침에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도시, 중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상하이를 떠납니다.
충칭에서의 첫 주보다는 방송이 훨씬 좋았습니다. 아무런 방송사고 없이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송 이였습니다. 어제는 시청률도 괜찮았습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상하이의 마지막 저녁은 '평양고려식당'으로 정했습니다. 우리 음식이라는 점 외에 북한 접대원들(그것도 미녀들이랍니다)을 만날 수 있다는 오기현 선배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지요.
상하이 포동시 퉁모호텔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평양고려식당'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 넘었습니다. 이미 몇년 전 평양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은 다 갔었기 때문에 가기 전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식당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교실보다 조금 큰 크기에 조그만 무대가 있습니다. 무대에는 노래방기계(물론 우리나라 제품이더군요)가 있어서 역시 우리 민족은 노래를 좋아하는 민족이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요.
음식은 정말 훌륭합니다. 입에 맞지 않는 느끼한 중국음식이나 맥도날드, KFC의 햄버거나 컵라면에 익숙해졌던 저희의 입맛은 오랜만에 제 기능을 발휘했습니다.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은 정말 다양합니다. 우리가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 외에 '평양송이전골', '북한털게찜'같은 비싼 북한 음식까지, 백여가지 가까운 음식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상하이의 한식당보다는 비쌉니다. 비빔밥이 50위안(우리 돈 칠천오백원 정도, 한식당에서는 사천오백원 정도입니다)이고 쟁반냉면은 60위안 정도였습니다. 아주 맛있는 김치도 돈을 받습니다.
그런데 상하이의 '평양고려식당'에는 음식보다 더 소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 접대원들(북한에서는 종업원을 접대원이라고 합니다. 아나운서는 방송원)입니다.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북한 사람들은 표정이 없고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말투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평양고려식당'의 북한 접대원들은 미녀들입니다. 말도 제가 속으로 울고 왔을 정도로 잘 합니다. 마지막으로 노래와 춤 솜씨는 정말 대단합니다.
(평양미녀들의 공연 동영상입니다. 남북한간의 관계가 미묘한 현 시점에서 이 동영상을 나쁘게 이용하는 사람은 없을까…하는 고민이 되지만, 북한 사람들을 가깝게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올립니다.)
기계적으로 훈련된 억지 공연이라해도…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이 느껴져
북한이 아닌 상하이이고 외국인을 상대해서 외화를 벌기 위한 식당이라고는 하지만 평소 우리의 북한에 대한 생각을 뛰어 넘은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은 한 시간 정도 계속되었습니다. 북한의 전통 가요와 부채춤 같은 민속 공연, 송대관 씨의 '네박자'같은 남한의 가요, 그리고 팝송까지... 저희뿐만 아니라 중국사람, 서양인들까지 모두를 즐겁게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물론 북한이 돈벌이를 위해 기계적으로 훈련시킨 억지 공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공연을 하는 북한 미녀들의 표정에서는 그런 점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개인적인 대화를 꺼리고 사진촬영을 할 때마다 나중에 찍으라며 피하기는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사진촬영에도 응해주고 농담도 하는 북한 미녀들에게 저희 일행은 모두 반했습니다.
직접 보기 전에는 잘 모르는 것이 사람입니다.
두 번의 북한 방문을 통해 '북한도 사람이 사는 구나'라고 느꼈었다면 이번 방송을 통해 중국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주주의라는 이념은 겉으로는 사람이 사는 모습을 다르게 보이게 할 수 있지만, 그 내면의 인간 삶의 모습은 모두가 같다는 겁니다.
중국사람들, 북한 미녀들, 그리고 잠시 중국땅을 여행하는 우리들까지 상하이에서 우리는 통했습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는 아시아의 진주라는 칭다오에서 뵙겠습니다.
(중국 = SBS손범규 아나운서 / 편집=인터넷뉴스부)
<중국 5대 도시를 잇는 손범규 아나운서의 베이징 올림픽 1만km의 대장정기는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