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보유한 세계적 문화유산인 라스코 벽화가 회색, 검은색 곰팡이의 창궐로 훼손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프랑스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번주 캐나다 퀘벡에서 회의를 마친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위원회는 프랑스 정부가 내년 2월까지 적당한 수습책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라스코 벽화를 서유럽 내에서는 두 번째의 `훼손 위험에 놓인 문화 및 유적 명단'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주말판이 12일 보도했다.
현재 유네스코가 지정한 `훼손 위험에 놓인 세계 문화유산'은 탈레반에 의한 파괴 위험에 놓인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계곡의 석불 등 총 31개이며, 이 가운데 서유럽에 위치한 유적은 개발에 따른 훼손 우려에 놓인 동독일의 드레스덴-엘베 계곡이 유일하다.
프랑스 정부가 지정한 과학위원회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도 동굴 벽화의 한 부분에서 곰팡이의 침입이 진행중임이 확인된 상황이어서 문화대국임을 자처해온 프랑스의 체면이 이래저래 말이 아니다.
프랑스 당국은 2001~2002년에 이은 2차 곰팡이 증식에 따른 훼손 가능성을 애초 일축했으나, 약간의 일시적 얼룩이 생겼을 뿐이라고 말을 바꾼 데 이어 독립위원회의 조사 결과 채화의 일부 색채의 영구 훼손 사실이 확인되면서 할 말을 잃게 됐다.
프랑스 당국은 이달 3일 공식 성명을 통해 곰팡이 증식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프랑스 도르도뉴 몽티냐크 마을에 있는 구석기 유적인 라스코 동굴 속 벽화는 1940년 9월 네 명의 소년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으며 1963년 이후 동굴 훼손을 우려해 일반인의 출입을 금한 상태에 있다.
들소와 야생마, 사슴, 염소 등과 고양이, 주술사 같은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를 담은 600점 이상의 채화와 각화를 포함하고 있는 라스코 벽화는 제작 연대가 1만5천~1만7천년 전으로 추정되는 인류 최고(最古)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2000년 프랑스 정부의 공기환풍 시스템 전환과 그간의 지나친 외부 공개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그간 라스코 벽화 보존 방식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