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텔레비전 대통령'으로 불려온 방송가의 황제가 21년 권좌에서 물러났다.
최대 민영방송 TF1의 저녁 8시 메인뉴스 진행자인 파트리크 푸아브르 다르보르(60) 씨가 11일 뉴스를 끝으로 시청자들과 작별했다.
당초 9월로 예고된 교체 시기가 두 달 가량 앞당겨진 가운데 이날 마지막 진행에 나선 다르보르는 셰익스피어를 인용, "오늘밤 일어나는 일을 피할 수 없어 당신을 껴안습니다"라는 말로 떠나는 심경을 대신했다.
하루 평균 1천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 메인뉴스에서 그가 하차한 진짜 이유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작은 키'를 언급해 '괘씸죄'가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프랑스 일간지들이 점쳤다.
일간 르 피가로와 르 파리지앵은 "방송사가 여성 앵커를 선호한 부분도 있지만 그가 사르코지 대통령의 '작은 키'(프티 가르송)를 언급한 것이 화근이 돼 해고됐다"고 전했다.
마지막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난 그는 무엇때문에 물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면서 "나는 '큰 사람'(그랑 가르송)이다"라고 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인들 사이에서는 그의 이니셜을 따 '페페데아'(PPDA)로 통하고 있다.
저녁 8시 메인 뉴스 앵커는 행정부 장관은 물론 대통령과도 언제든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뉴스 시간 끝부분에는 그가 21년간 진행해 오는 동안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주요 장면이 45초 분량으로 편집돼 별도로 소개됐다.
시청자들은 뉴스를 시작하면서 그가 던지는 인사말인 '마담 무슈 봉수아'(Madame, Monsieur bonsoir)를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된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한때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염문설이 돈 41세의 금발 미녀 로랑스 페라리가 그의 바통을 이어 받을 예정이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