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0일 장중 1,500선이 붕괴하는 등 불안한 장세가 계속되자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을 통해 투자한 일부 고객들은 객장을 직접 찾아오거나 전화를 통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심지어 환율정책 등 정부의 경제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국내 증시가 어디까지 하락할지 예의주시하며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대체로 관망하는 분위기이며 펀드 환매 움직임이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다.
◇ 주가폭락에 성난 개미들 = 타워팰리스가 있는 서울 강남의 모 증권사 지점에서는 9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오후 들어 이란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주가가 또다시 급락하자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투자에 나섰던 50대 남성이 증권사 객장을 찾아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손절매 권유를 하지 않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같이 항의를 표시하는 투자자들 가운데는 신용대출을 통해 투자에 나선 개미들이 많다"며 "최근 주가 폭락으로 서울 시내 다른 증권사 지점에서도 흔히 연출되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코스피가 1,500선을 넘나들던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영업점에서도 투자자들의 신경이 매우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객장 전광판을 뚫어지라 바라보던 한 60대 남성은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자리를 피했다.
또 다른 60대 남성은 "투자한 주식의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이라며 "주식을 팔아야 할지 계속 보유를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한 마음에 객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증시 급락을 정부의 환율개입 등 경제정책으로 돌리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대우증권 도곡동자산관리센터의 배진묵 센터장은 "투자자들이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신용 및 담보대출을 통해 투자에 나선 개미들의 항의가 종종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내 증권사 지점들 가운데는 주가급락 여파로 증거금이 부족한 계좌들이 20∼30개씩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급락장이 계속되자 환율개입과 고물가 등과 관련한 정부의 경제정책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일부선 펀드환매 움직임…대체로 관망세 = 최근 급락 장세가 이어지자 펀드 환매를 놓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펀드 환매 타이밍을 놓쳤다는 판단에 따라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큰 손' 고객들을 중심으로 일부 환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우증권 배진묵 센터장은 "펀드 환매 여부를 묻는 고객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환매는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양종금증권 잠실지점 신무석 차장은 "목돈 투자자들 가운데 펀드 수익률이 -10% 안팎인 고객들 사이에서 일부 환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만한 호재가 없다고 판단해 손실을 감내하고도 환매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신증권 본사 영업부 조원배 차장은 "코스피가 1,700선이 깨지면서는 일부 환매 움직임이 있었으나 현재는 특별한 펀드 환매 움직임은 없으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투매 보다는 관망세가 지배적이다.
동양종금증권 강남대로지점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손절매 시기를 놓친 것으로 판단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현금을 보유한 고객은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