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을 이끌어갈 `구원투수'로 여당의 3선 중진 전재희 의원이 7일 긴급 투입됐다.
김성이 장관의 조기 낙마로 인한 업무공백을 조속히 메우고 성장 위주로만 비쳐졌던 새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 기조에 균형을 불어넣을 막중한 임무를 맡게된 것.
올해 초 조각 때부터 유력한 보건복지가족 장관 후보로 거론돼온 전 내정자는 지난 달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뒤부터도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임명 발표가 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적지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을 포함한 측근과 개인재산이 많은 사람은 공직 인선시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전날까지도 신언항, 이경호 전 복지차관 등 차관 출신들이 내정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전 내정자 측도 "오늘 아침에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영남 출신인 전 내정자는 지난해 18억원 가까운 재산을 신고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스크린 과정에서 재산, 납세 등에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었지만 끝내 전 내정자를 낙점한 것을 보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 내정자가 노동부 관료와 시장, 야당 정책위의장, 국회 보건복지위원 등을 거치며 쌓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전문성이 무엇보다 높게 평가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복지 공약을 책임졌던 전 내정자는 정부 출범 이후 전반적인 정책 기조가 너무 경제부처 위주로 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 적잖이 안타까워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그는 당에 있을 때도 옳다고 믿는 일은 누가 뭐라 해도 끝까지 밀어붙이는 `소신파'로 알려진 만큼 복지부는 물론 향후 정부 전체의 정책 방향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전 내정자가 `실세 장관'인 만큼 유임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치열한 기싸움을 펼 것이란 예상도 있다.
힘든 시기에 `선장'에 오른 만큼 전 내정자의 앞길이 순탄할 것으로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보건의료단체와 의료계 양쪽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고있는 의료법 개정 문제가 걸려있는 데다 4대 보험 통합징수 추진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되면 복지부도 관여해야 할 일이 적지않고 이제 막 시행에 들어간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비롯해 다뤄야 할 현안이 산적해있다.
현역 국회의원인 만큼 추진력 만큼은 각료나 교수 출신보다 나을 것이란 평가지만 첨예한 이해단체와의 충돌을 풀어갈 조정능력은 앞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부처 내 반응은 대체로 환영과 기대 일색이다.
복지부 직원들은 전 의원의 내정 소식을 접하자 "실무능력과 정치적 역량을 겸비한 장관이 오게 됐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중앙과 지방행정을 꿰뚫고 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 시절 복지 현안에 대한 능력을 적잖이 입증했다는 후한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의료산업 선진화와 건보 내실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4대 보험 징수통합과 같은 굵직한 현안을 진두지휘하는 데에는 참여정부 시절 유시민 전 장관과 같은 여권 실세 장관이 적임자라고 입을 모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측근 의원이자 정책위의장까지 지낸 실세이니 부처 업무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업무를 챙기려 들 경우 직원들이 소신있게 일을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감지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 내정자는 복지위원 시절 지나치게 불필요한 부분까지 따진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공무원들이 장관의 손가락만 쳐다보게 되면 오히려 비효율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