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7일 결국 유임되는 것으로 결론났다.
지난달 10일 내각 일괄사의를 표명한 뒤로 거의 한 달만이다.
한 총리는 사의 표명 이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 등이 새 총리 카드로 부상하며 교체론에 시달려왔으나 결국 '대안부재론'이 여권 내에서 힘을 얻으면서 유임이 확정됐다.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 이후 촛불집회가 점차 안정을 찾고 국회 정상화 논의가 무르익는 등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한 총리의 유임에 긍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본인도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을 전후해 보폭을 넓혀가면서 입지를 확보해 나갔다.
자원외교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제한된 활동 영역에서 벗어나 쇠고기 정국에 적극 대처하는 행보를 보였다.
한 총리는 쇠고기 추가협상과 촛불집회와 관련, 수차례 관계장관 회의와 점검회의를 소집해 정부 대응상황을 진두지휘했다.
또 축산농가 및 학교급식 현장방문, 부상전경 위로방문, 미국산 쇠고기 시식행사 등을 통해 쇠고기 수입 후속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기독교·천주교 지도자 예방, 종교편향 논란 특별지시 등을 통해 '종교계 달래기'에 먼저 나섰다.
이 기세를 살려 한 총리는 유임을 발판삼아 활동력을 더욱 배가하고 국정현안과 관련, 자신의 목소리를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제기됐던 총리 교체론의 근저에는 '국정의 전면에 나서야 할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자리잡고 있었고, 쇠고기 사태를 거치면서 총리가 대통령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궂은 일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게 여권의 공통된 주문이기 때문이다.
임명 초기와 비교하면 여건도 한결 나아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책조정 기능을 담당하던 국무조정실이 해체되고 총리실 인력이 600명에서 300명 수준으로 줄면서 한 총리의 입지도 좁아졌으나 쇠고기 사태 이후 총리실 권한이 강화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국정운영의 중심을 내각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어 향후 한 총리는 '자원외교 특화 총리'에서 벗어나 권한과 책임을 갖고 내각을 이끄는 총리로 위상이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도 자원외교, 기후변화 대응 등 기존의 역할을 계속 수행하면서 국정현안 조정에 더욱 무게 중심을 둘 방침이다.
한 총리는 개각 발표 직후 "심기일전해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을 통할하겠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가발전을 앞당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유가 등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우리나라의 최우선 과제인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그는 "각종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 국민이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경제의 미래가 걸린 에너지 자원 확보와 기후변화 과제 해결에도 한국이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국회와 정치권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국민 여러분도 협력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총리 교체설로 한동안 속앓이를 했던 총리실 직원들도 총리 유임을 한껏 반기는 분위기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총리가 교체될 경우 인사청문회 등으로 국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었는데 유임으로 결론나 다행"이라며 "개각이 지연돼 어수선했는데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