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으로부터 투자의 귀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부동산 업계의 큰 손으로 군림하던 40대 여성이 하루 아침에 100억원대의 사기혐의자로 전락해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2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최모(40.여)씨가 대구에 자그마한 부동산 가게를 차리고 부동산업을 시작한 때는 1997년 초.
그 뒤 경북 칠곡 등 개발붐이 부는 곳만 찾아다니며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던 최씨는 2002년 3월 충북 오창에 부동산 가게를 새로 낸 뒤 다른 투자자 7명과 함께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토지 550㎡를 매입해 7층짜리 상가건물을 짓기로 했다.
최씨가 이 사업에 투자한 돈은 5천여만원. 그것도 부동산 가게를 하며 알게된 대전의 한 지인으로부터 빌린 돈이었다.
최씨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건축 공사에 들어가자마자 사전 분양을 실시했고 오창 지역의 개발붐과 맞물려 건물 가치가 크게 뛰면서 투자원금 대비 30%에 이르는 엄청난 수익을 챙겼다.
'손 안대고 코푸는 법'을 알게 된 최씨는 본격적으로 '사전 분양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고 2005년 9월 부동산투자법인까지 설립한 뒤 자신의 존재를 부동산업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최씨는 이 때부터 '잘 나가는 우먼파워', '부동산업계의 마이다스', '투자의 귀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승승장구했고 국내 유명여성잡지와 시사주간지 등의 표지모델로 등장하는 등 성공한 여성 부동산투자가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씨의 투자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상가건물 투자로 재미를 본 직후인 2005년 10월 최씨는 인근 지역에 은행 대출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단독으로 상가건물 신축에 투자한 뒤 사전 분양을 실시했으나 실패하면서 40여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
건축사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던 그는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자 2006년 초 또 다른 사업을 벌일 생각으로 달랑 설계도면 하나만 갖고 '오창지역에 유명 영화관을 갖춘 상가건물이 들어서는데 투자하면 큰 수익이 생긴다'며 집중 홍보를 했다.
이 때 최씨에게 구체적인 사업 계획서는 물론 행정기관의 건축 허가 조차 없는 상태였다.
최씨는 연예인까지 동원하며 수차례 대형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건물에 투자하면 6개월 뒤 투자금의 20%를 이자로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꼬득였고 3년 만에 127명으로부터 142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금을 챙길 수 있었다.
유망한 여성 부동산 투자가가 유사수신 행위를 하는 범법혐의자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최씨가 약 30여 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을 다녀온 점으로 미뤄볼 때 일부자금을 해외에 은닉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투자금의 사용처와 여죄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최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이모(40)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