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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 정치인 "총선 때 생각한 것보다 덜 핍박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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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플래카드를 걸고 선거 유세를 시작했을 때 다들 말은 안 했지만 긴장된 분위기였어요. 테러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지난 18대 총선에서 커밍아웃을 하고 종로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한 최현숙(51) 진보신당의 성정치기획단장은 17일 오후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평등정책 콜로키움에 참석해 지난 18대 총선의 경험과 성정치 운동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우리 나라보다 성소수자에게 훨씬 관대한 선진국에서도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에 대한 극악한 혐오 범죄가 있었거든요. 후보를 비롯해 선거운동원들에 대한 테러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런데 사무실에 전화해 욕을 하고 끊는 '귀여운' 정도의 '비호감 표출'이 다였어요."

"이것이 정말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져서인지, 혹은 신자유주의 경쟁 시대에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들다 보니 생긴 냉소에 불과한 것인지는 모르죠."

최 단장은 지난 선거에서 1천138표를 얻었다. 1.61%의 득표율이다.

"솔직히 0.5% 이하도 각오했었어요. 선거 출마의 목표가 득표율은 아니었지만 수치화 된 결과가 함께 운동한 사람들에게 사회로부터 조롱당했다고 느끼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으로 걱정했던 문제는 일흔이 넘은 노부모가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이었다. 2004년 커밍아웃을 하고 주변 사람들과 형제자매에게 알렸지만, 부모님에게만은 가능한 한 늦게 알리려고 했었다.

최 단장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없는 분들에게까지 커밍아웃을 하는 것은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로서 총선 출마를 결심했을 때 성소수자 그룹 안에서도 의구심이 있었다. 동성애자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총선 후보는 무리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지난 선거의 가장 큰 목표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공세적으로 가시화하면서 탈근대정치의 시작으로 만들자는 거였어요. 비례대표로 나서지 않은 것도 당내 상황에서 후보가 될 가능성이 적기도 했지만, 비례대표로 나가면 당내 선거에 갇혀 (성소수자의 존재를) 사회적으로 의제화 할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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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단장은 민주노동당의 성소수자위원장을 지내다 총선 직전 분당하면서 진보신당으로 함께 옮겨갔다. 진보신당 내에는 '성정치기획단'이 만들어져 단장을 맡았다.

"이제 성정치는 더 이상 레즈비언이나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LGBT)에 국한하지 않을 거예요. 이 네 부류 말고도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있고, 국가가 지지하는 정상 가족과 성 이외의 모든 성들은 성소수자이거든요."

노인과 장애인의 성은 물론이고, 비혼 관계의 성, 불법으로 규정된 성매매와 간통도 존재한다. 그는 "가장 열악한 상황에 처한 것은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에 갇힌 군대 내 동성애자들과 성적 결정권을 표현할 수 없는 청소년 동성애자"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결혼 제도 안에서 이뤄지는 이성간의 성만을 '정상의 가족과 정상의 성'으로 인정하는 것은 가족 안에서 보육과 교육을 통해 노동력을 재생산할 수 있고 그것이 국가나 자본에 가장 효율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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