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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촛불집회' 관련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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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서는 '비폭력'이 유난히 강조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로 흐르기 마련인 다른 집회와는 달리 촛불집회는 축제와 같이 밝고 자유롭습니다. 시민 다수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이뤄내는 평화적인 집회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성숙했는가를 보여줍니다. 지난 한 주 SBS 뉴스는 이와 같은 이번 촛불집회의 특징들을 잘 부각시켰습니다.

72시간 철야 촛불집회 첫날인 지난 5일, 이 집회를 보도한 SBS 8시뉴스의 제목은 "톡톡 튀는 피켓"이었습니다. 뉴스는 재치 있는 주장을 담은 다양한 손 팻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또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경쾌한 노래는 집회를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로만 흐르지 않도록 만들고, 엄숙했던 예전의 집회에 비해 훨씬 밝아진 요즘의 집회 분위기가 많은 대중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 SBS 뉴스는 시위를 끝내고 서울광장으로 돌아 온 시민들은 준비해 온 음식을 서로 나눠 먹고, 즉석 콘서트도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7일 저녁 SBS 뉴스는 광화문 일대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0일 뉴스는 촛불집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구호 중 하나가 "비폭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스가 이번 촛불집회의 특징으로 정리한 '비폭력'과 '축제'는 정부 일각에서 제기하는 촛불집회의 불순한 배후설이 집회의 실제상황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지난 주 SBS 뉴스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촛불집회에서 확인된 더 중요한 변화를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지난 주 고대 그리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장의 정치를 2008년 촛불집회에서 다시 보았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발표하고, 이렇게 발표된 견해들이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토론주제가 되며, 이 토론을 통해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주장이 형성되었습니다.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에 설치된 컨테이너 장벽을 넘어서느냐, 아니면 그 앞에서 멈추느냐를 두고 5시간에 걸친 토론을 벌여 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는 과정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가를 웅변하고 있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의 대중화는 이와 같은 토론과정을 훨씬 심화시켰습니다. 광장의 토론과정이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되고, 인터넷 상에 만들어진 수많은 토론의 광장에서 벌어진 뜨거운 토론의 결과가 바로 서울광장의 토론으로 연결되기도 했습니다.

뉴스는 지금 우리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해 주목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시민의식이 디지털로 바뀌었는데,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아날로그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날로그 식 정부대응의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재협상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입니다.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도 이와 비슷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SBS 뉴스는 지난 6일 불교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밝힌 "쇠고기 재협상은 어렵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재협상을 요구하면 통상마찰로 엄청난 문제가 생길 것이며, 재협상 얘기를 꺼내 경제에 충격이 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재협상 불가' 이유라는 것입니다. SBS 뉴스는 이 대통령의 말에 대해 아무런 해석도 붙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뉴스의 분석 주제가 되어야 합니다. 사정변경이 없는 경우, 재협상을 요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사정변경이 생겼을 때는 다릅니다. 촛불집회의 힘은 정부가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사정변경입니다. 지난 8일 SBS 뉴스가 보도한, 한나라당 내에서도 전면 재협상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은 이런 사정변경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쇠고기 수입문제는 우리가 사는 쪽, 곧 갑의 입장입니다. 쇠고기 수입이 지연될수록 답답한 쪽은 이를 팔아야 하는 미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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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마찰을 걱정하지만, 현재의 한미 통상관계에서 미국이 국제법의 테두리 안에서 무역보복을 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습니다. 미국 정부의 태도는 요지부동일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전형적인 아날로그 식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태도에 대한 지난 6일 SBS 뉴스의 보도는 문제가 있습니다. 뉴스는 미국산 쇠고기의 해법으로 추진 중인 자율규제 방안을 지난 달 한나라당이 미국 측에 제안했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그때와 지금은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자율규제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촛불집회로 달라진 상황을 지나가는 말로 언급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 대통령과 정부는 "재협상과 같은 추가협상"이라는 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미국의 축산업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재협상이냐, 추가협상이냐 하는 용어가 아니라 협상의 내용입니다. '재협상과 같은 추가협상'을 하겠다면, 굳이 추가협상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습니다.

지난 12일 SBS 뉴스는 재협상 못지않은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정부가 하겠다는 협상을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려는 뉴스의 태도는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재협상 못지않은 실질적인 성과'라는 것은 실체는 없이 허구적인 기대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뉴스가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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