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006년 이후 세 차례 연장해온 대북 경제제재를 일부 해제한다고 13일 발표해 2002년 이후 일본인 납치 문제를 놓고 대립해온 북한과 일본이 화해의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은 이날 대북 경제제재 가운데 △인도적 물자 수송에 한해 북한 선박의 입항을 허용하고 △북-일간 인적 왕래 금지조처를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과 총련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북-일 연락선 만강봉의 일본 입항은 여전히 묶었다.
마치무라 장관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6자 회담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서 북한 쪽이 △납치 문제 재조사를 실시하고 △일본항공 '요도호' 여객기 납치범 인도에 협조할 용의를 표명했다며 일부 제재 해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납치 문제 재조사 방법에 대해 "앞으로 북한과 구체적인 조정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한도 이날 제재 해제 합의내용을 확인했으나, 일본 정부가 언급하지 않은 '인도주의적 지원 관련 물자수송 목적의 공화국적 선박의 입항 허가를 진행한다'는 내용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평택항 물류 올스톱
화물연대의 전면 운송 거부로 전국 항만과 사업장이 서서히 마비되고 있다.
컨테이너 야적장에 수출입화물이 쌓여 피해액이 눈 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5일째 파업이 이어진 경기 평택항은 화물 운송이 마비됐다.
수도권 화물 운송의 거점인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 역시 한산했다.
화물차 600여 대가 멈춰 선 전남 광양항도 하루 평균 5100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했지만 12일에 960여 개, 13일에 900여 개로 크게 줄었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부두는 평상시처럼 오전 9시 출입문을 열었지만 화물연대가 오후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송 거부에 나서면서 부두를 드나드는 차량이 평상시의 12~15%에 그쳤다.
아시아시멘트, 성신양회 등 충북 지역의 시멘트 업계는 육로운송의 30~40%를 맡던 조합원과 비조합원이 운송 거부에 참여해 화물수송량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광주전자는 10일 부분파업 이후 컨테이너 차량 92대를 빌려 제품을 수송했으나 이날 전남 광양항 진입이 막히면서 컨테이너 230대 규모의 수출용 제품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스포티지 뉴카렌스를 비롯해 하루 1500대의 차량을 출하했으나 '글로비스' 소속 카 캐리어 74대가 파업에 나서 모두 발이 묶였다.
촛불 찬반 시위대 곳곳 충돌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신효순 심미선 양의 6주기인 1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와 이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동시에 벌어지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와 자유시민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 7000여 명(경찰 추산)은 13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촛불시위 반대 집회를 연 뒤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오후 6시경 서울 여의도 KBS 본관과 MBC 본사를 항의 방문해 "편파방송 시정" 등을 촉구했다.
다른 보수단체 회원 400여 명은 MBC를 항의 방문해 편파 보도 시정을 요구했다.
한편 촛불시위대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집회 후 오후 11시 10분경 여의도 KBS 정문 앞에 도착해 연좌 농성을 벌이며 "공영방송 사수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가운데 600여 명은 오후 11시 40분경 한나라당 당사 앞으로 옮겨 "한나라당은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국정 난맥 속 여권 '형님' 논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정치 일선 퇴진을 둘러싼 여권의 권력투쟁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 대통령이 '형님 손'을 다시 들어주고, 이 의원을 직공했던 정두언 의원 등이 "정국 수습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고 나서면서 '형님 논란'이 소강 국면에 들어설 공산이 커졌지만 언제든지 '그들만의 리그'가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을 이 대통령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이나 청와대에서 영문약자를 딴 'SD'로 통한다.
이 의원은 부인하지만, 여권에선 그의 '인사 관여'가 정설처럼 돼 있다.
그의 퇴진론을 주장하는 정두언 의원 등은 "이명박정부 초기 국정 실패가 '고소영·강부자 인사'에서 비롯됐고, 그 뒤에 이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권력의 사유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9일 이 의원이 이 대통령을 만난 뒤 '박근혜 총리설'이 나온 것이 한 방증으로 거론된다.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나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이 이 전 부의장의 보좌진 출신이라는 점도 '정황 증거'로 꼽힌다.
침묵을 지키던 이 대통령은 13일 정 의원 등의 권력 사유화 비판 등에 대해 "묻지마식 인신공격"이라고 경고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이런 대응방식이 권력 사유화 논란과 권력 암투를 반복시키는 토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 유출 비서관급 3명이 주도"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노무현 청와대 말기에 200만 건이 넘는 자료 유출을 실무적으로 주도한 사람은 J비서관 등 비서관급 3명"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직접 관여됐는지는 추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지난주 청와대 내부 업무 전산망인 '위민 시스템을 가동 중단한 뒤 컴퓨터 방문자 기록 분석을 통해 '자료유출 로드맵' 문건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국가기록원은 이와 관련,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유출된 자료와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청와대 당시 업무 전산망인 이지원(e知園)시스템의 가동문제 등에 대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격인 문용욱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팩스 공문을 보내 이지원시스템의 온라인 가동 중단과 유출된 자료 등의 반환을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