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13일 "인류 최초에는 힘센 사람이 지배하고 두번째는 경제력이 지배했지만 21세기에는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대동문화포럼 주최로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전남 시민문화 대특강'에서 '미래를 여는 창조력과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전 장관은 "인간은 산파가 없으면 스스로 살지 못하고 옷을 입거나 집을 짓거나 문화적 장치가 없으면 한시도 살아갈 수 없다"며 "인간은 처음부터 문화를 필요로 해서 언어와 문자를 만들어 오늘의 발전을 가져온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기원설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혹한을 헤치며 코카서스 산맥을 넘어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로 이동해 온 것이 한국인"이라며 "몽골 계통 가운데 힘으로 대륙을 점령했던 세력들은 현재 흔적조차 없지만 문화를 바탕으로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와 첨단을 걸어가는 것이 한국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배용준씨가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일으켰는데 그건 삶의 감동을 갈구하는 일본 여성들에게 자신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 돈과 권력이 아니라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문화가 주는 큰 힘이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우리는 거북선이 위대하다는 것은 알면서도 거북선이 상대한 일본의 배가 어떻게 생겼는 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며 "이것은 한국인들이 관찰력과 독창력이 풍부한데도 관찰하는 방법과 관계를 맺는 방법 등 창조성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명칭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는 무안공항 문제를 들어 창조에 빗대 얘기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인천공항에도 서울이라는 명칭이 들어가야 하고 무안공항도 광주공항이라고 하든지 최소한 광주가 들어가야 손님이 하나라도 더 많이 온다"며 "어떻게 이름을 붙여야 공항이 활성화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창조적인 것이며 이는 지방의 이기주의와 반대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광주 사람들은 남을 감동시키고 마음을 이끌어 내는 선천적인 노하우와 감성을 갖추고 있어 광주를 문화수도라고 부른다"며 "인간의 문화가 만들어내는 예술의 매력을 가진 광주가 문화운동으로 뭔가를 창조한다면 세계 모든 사람들이 찾아오는 감동의 고장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광주는 문화수도이며 한국문화의 저장탱크로서 문화를 창조하지 못하면 큰 죄를 짓는 것이다"며 "광주는 앞으로 한국인의 높이 나는 정신을, 감동하는 문화를 창조적인 작업으로 한국을 거듭나게 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을 기대하며 확신한다"고 마무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도자의 자질을 묻는 한 청중의 질문에 "'퍼스트 펭귄'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위험이 절반이어서 바닷가에서 망설이는 펭귄 무리에서 용감하게 물속으로 뛰어들어 펭귄들이 먹이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도자는 이런 용기로 국민을 구하고 혼자 도망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