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에 때아닌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다.
앞으로 허리둘레가 33.5인치를 넘는 남성과 35.4인치를 넘는 여성은 '과체중 단속 대상'으로 분류되기 때문.
1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단속에 걸린 이들은 3개월 후까지 체중을 감량하지 못하면 정부의 다이어트 지침을 따라야 하며, 그로부터 6개월 후에도 변화가 없으면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허리둘레 줄이기' 캠페인에 돌입한 것은 몇 년 전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라는 개념이 일본 사회에 소개되면서부터.
대사증후군이란 당뇨병·고혈압·뇌졸중·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으로, 보통 복부비만·당뇨·고밀도 콜레스테롤·고혈압·고중성지방 등 5가지 지표 가운데 3가지 이상이 기준치를 넘으면 대사증후군으로 본다.
일본 정부는 4년 후까지 비만 인구를 10%, 7년 후까지는 25%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두 달 전에는 각급 기업체와 지방 정부에 매년 40~74세 직원들의 허리둘레를 측정토록 의무화하는 법안까지 제정했다.
이를 지키지 않은 기업체나 지방 정부는 적지 않은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일본 보건부는 이러한 정책이 대사증후군의 확산을 막고 고령화 사회에서 급증하는 의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에는 현실성이 결여돼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 33.5인치라는 '상한선'은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 수치는 지난 2005년 국제당뇨병연맹(IDF)이 일본인들의 체형적 특성을 감안해 산정한 '건강 위험신호' 파악용 기준이지만, 이 기준을 적용하면 전체 일본 남성의 절반 가량이 과체중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진짜 목표는 의료비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거나 비만치료 열풍이 오히려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도카이대학 의학부의 오구시 요이치 교수는 "일본인들은 체중을 감량할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100kg이 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미국이라면 몰라도 일본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