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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말하는 '나의 두바이 성공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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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이 있다.

2년 전 두바이에 진출했던 한국 중소기업에겐 이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은 없었다.

두바이가 한창 '뜨는' 곳이라는 소문은 수없이 들었지만 중동에 사업실적도, 인맥도 없었던 이들이 막막했던 두바이 시장을 뚫고 어떻게 성공을 일궈냈을까.

중소기업진흥공단이 2006년 11월 두바이 시내에 개소한,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을 돕는 수출 인큐베이터에 입주한 한국 중소기업 14곳 가운데 가장 급성장한 기업 2곳을 골라 12일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기술·가격 중 하나라도 자신 있어야

축열기술을 지역 냉방 사업자에 공급하는 EnE시스템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2003년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술력을 쌓은 뒤 해외진출을 모색하던 이 회사는 당시 UAE 수도 아부다비의 지역 난방회사인 타브리드를 찾아가 보유한 기술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UAE에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2년, 2005년 7월 처음으로 주문을 받게 됐다.

EnE시스템 두바이 지사의 권성건 소장은 "상대편에서 아무리 반응이 없어도 절대 조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3년 첫 브리핑을 한 뒤 포기하지 않고 일방적이라고 할 만큼 꾸준히 기술을 설명하고 접촉을 시도했더니 2년 뒤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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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소장은 "중동에 실적이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시장조사를 면밀하게 해 기술이나 가격 경쟁력 둘 중 하나라도 자신이 없으면 아예 포기하는 게 훨씬 낫다"고 조언했다.

당시 UAE의 축열기술 시장은 미국의 CBI사가 독점하고 있었는데 EnE시스템이 보유한 기술은 CBI에 버금가면서도 가격이 10∼15% 정도 저렴해 아부다비의 발주처에서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적없으면 국제인증 반드시 준비

긴급차단 밸브용 방화재를 수출하는 울산에 본사를 둔 엠오브이시스템은 두바이 진출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의 배로 증가했고 직원은 세배로 늘었다.

국내에 수요가 거의 없는 분야라 `중동의 석유 기업엔 수요가 많다'는 말만 듣고 두바이 시장에 뛰어든 경우다.

2005년부터 자체 기술을 개발했지만 중동 실적은 물론, 이렇다할 국내실적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회사의 장우상 사장은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오더라"는 말로 성공 비결을 요약했다.

그는 "먼저 국제인증이나 특허를 획득해 이를 인증하는 관련 문서를 회사 소개서에 함께 첨부해 주문을 소화할 만한 충분한 기술이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중동 시장은 입찰시 현지의 실적이 없으면 후보에서 배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 사장은 회사소개서도 두터운 바인더로 만들어 수십 권을 가방에 넣어 다니며 두바이의 관련 기업에 나눠주고 다녔다고 했다.

"보통 낱장으로 만들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지만 바인더로 주면 어느 한 구석이라도 꽂아놓을 것 아니냐는 생각에서였다"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는 "두바이 시장이 활황이라고 해서 절대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라며 문서로 보여줄 만한 내실 없이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백전 백패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 에이전트가 성패 좌우

해외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운 점은 현지에 인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뛰어난 기술이 있어도 발주처의 결정권자를 만나지 못해 기술을 소개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곤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지 사정에 정통한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고 이곳 저곳과 접촉하게 되는데 해외 시장 진출 초기엔 이 에이전트의 역할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엠오브이시스템은 UAE의 한 회사에게 80만 달러 규모의 첫 수주를 따냈는데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영국회사가 발주처에 "엠오브이시스템이 특허를 침해했고 주문을 소화할 기술도 없다"는 사실과 다른 투서를 두 차례 보냈다.

이 영국회사는 이미 발주처의 고위 관계자와 인맥을 구축해 놓아 자칫 첫 수주를 놓칠 뻔 했는데 현지 에이전트가 이 투서가 근거가 없다는 점을 조목조목 반박, 위기를 넘겼다고 했다.

엠오브이시스템의 장 사장은 "현지 에이전트 정보가 없어서 처음엔 전화번호부를 뒤져 선정했었다"며 "이들의 역량과 성실성이 천차만별이므로 시간을 두고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nE시스템의 권 소장도 "현지 에이전트가 야무지면 인력 수급, 현지 규제 대응 등을 믿고 아웃소싱할 수 있어 부담이 훨씬 적어진다"며 "좋은 에이전트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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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프로그램 활용 극대화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현지에 상주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엠오브이시스템의 장 사장은 "지사 설립 전 해외 열흘 정도 두바이에 출장을 오곤 했는데 입술이 부르트도록 구매자를 만나긴 해도 `팔로우-업'(follow-up)이 되지 않았다"며 "출장은 아무래도 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필요성에도 두바이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의 애로점 가운데 하나는 현지 시장을 조사하고 지사를 운영할 때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해외에 직원 하나라도 파견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시장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두바이 수출인큐베이터의 반정식 소장은 "두바이에 보낼 인력 1명이 없어서 지사를 접은 곳도 있다"며 "그게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바이는 기록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사무실 임대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대부분 1인 지사인 중소기업에 맞는 소형 사무실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수출 인큐베이터와 같은 지원 프로그램은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중소기업엔 '단비'와 같은 지원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장 사장은 "중동에 반드시 진출해야 회사가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중진공의 수출인큐베이터 입주 업체 모집이 있는 것을 알고 정말 `바지 가랑이를 잡고' 매달렸다"고 털어놨다.

두바이의 수출인큐베이터는 건물 한 층을 임대해 이를 15㎡ 내외의 20여개 사무실로 나눠 1년차엔 임대료의 30%, 2년차엔 50%만을 받을 뿐 아니라 사업 라이선스 획득, 시장 정보수집 등 업무를 지원한다.

또 코트라의 시장 개척단, 지사화 프로그램 같은 중소기업 지원 제도를 잘 이용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게 이들 성공 업체의 조언이다.

EnE시스템의 권 소장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혹시라도 해외 진출에 실패해도 비용손실이 적다"며 "한푼이 아쉬운 중소기업에 정부의 해외진출 프로그램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전화번호부 뒤지는 근성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은 될 수 있지만 결국 시장에서 직접 뛰어야 하는 것은 해당 기업의 몫이다.

아무런 '네트워크'가 없는 이들에게 시작은 막막함 그 자체였다.

제품을 사줄만 한 현지 기업의 이름이나 연락처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주문을 따내야 했기 때문이다.

현지 관련 업체 이름도 몰라 신문기사에 본 업체를 인터넷에서 찾아 연락처를 구하거나 무작정 전화번호부를 뒤져 비슷한 분야인 것 같으면 일단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냈다.

EnE시스템 권 소장은 "담당자를 바꿔 주겠다며 전화를 자기들끼리 돌리다 끊어버리기 일쑤였고 이메일은 대부분 답장이 오지 않았다"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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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실적도, 인지도도 없는 한국의 중소기업을 처음부터 눈여겨 볼 구매자는 당연히 없기 때문에 조급해지지 말고 끈기있게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영어도 잘 되지 않고 해서 처음엔 전화하기도 머뭇거려지더라"라며 "그래도 용기를 갖고 두드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첫 수주가 무척 어렵지만 일단 이 고비를 넘어서기만 하면 훨씬 중동 사업이 수월해 진다며 적어도 1년 정도는 시간을 갖고 쉬지않고 도전해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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