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문명의 정수로 꼽히는 페루의 마추픽추 유적지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한 독일인이 먼저 발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제까지 마추픽추는 미국 예일대학의 히람 빙함이 지난 1911년 페루 남동부의 안데스 산맥 지역을 탐사하던 중에 최초로 발견됐다는 것이 고고학계의 통설이었다.
그러나 미국 알래스카 주(州) 출신으로 파이프라인 공사장 주임으로 일하다 은퇴한 파올로 그리어가 기존의 학설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이 미국과 페루에서 30여년 동안 각종 지도 등 관계서류들을 조사한 결과, 아우구스토 R. 베른스라는 이름의 독일인 사업가가 마추픽추에 근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베른스는 지난 1867년 마추픽추에서 토지를 구입했으며 20년이 지난 1887년에 현지의 문화재 도골을 목적으로 전문회사까지 설립했다는 문서가 있다고 그리어는 주장하고 있다.
베른스는 또 "마추픽추에는 분명히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물건들이 있을 것이며 그것들은 잉카문명의 보고가 될 것"이라는 글까지 남겼다는 것.
페루 역사가 마리아나 모울드 데 페아세는 그린어의 이 같은 주장이 맞다고 지지하고 있다. 마리아나는 예일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마추픽추 관련 문서들 가운데 베른스와 페루의 당시 대통령 사이에 맺었던 합의문이 있다고 밝히고 페루 정부가 현지 발굴 재산 가운데 10%를 주면 발굴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마추픽추에서 가까운 쿠스코에 있는 산 안토니오 아바드 대학의 인류고고학과 과장으로 30년 이상 마추픽추를 연구해 온 다비드 우가르테 베가 교수는 그리어의 주장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우가르테 교수는 "예일대학의 빙함이 마추픽추에 도착하기 이전에 외국 탐험자들이 이미 다녀갔다는 증거는 많다"고 밝히고 "마추픽추에 엄청난 유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빙함 이전에 이미 유물약탈이 있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빙함은 최초의 방문자가 아니었지만 엄청난 유물을 갖고 미국으로 돌아갔으며 페루 정부는 지난 2006년 예일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의 반환을 요구했다. 예일대학은 작년에 여러 조건을 달라 4천여 점의 마추픽추 유물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