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시위진압 장비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물대포다.
그러나 지난 주말 서울 도심의 미국 쇠고기 반대 거리시위에서는 물대포를 맞고 안구나 고막을 다쳤다는 시위 참가자들이 속출했다.
경찰의 주장대로 물대포는 진짜 안전한 것일까?
경찰이 시위 진압용으로 이스라엘제 물대포(일명 워터캐논)를 처음 도입한 것은 지난 1989년.
경찰과 시위대 양측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기존의 인벽 차단식 소극적 진압 방식에서 탈피, 불법시위를 조기 진압하고 특히 대형 집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경찰은 같은 종류의 물대포를 2005년, 2006년, 2007년에도 추가로 도입해 현재 모두 1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물대포는 대당 약 4억1천원(2000년대 이후 2억1천만원으로 가격 하락)이며, 규격은 전장 10.135m, 높이 3.8m, 총중량 22.5t(차체 11t.물 8t.기타 3.5t), 승무인원 6명 등이다.
물대포의 살수 속도는 약 시속 1백㎞로,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에 사용하는 호스(직경 4㎝)의 최대 물줄기 속도와 비슷한데 이는 근거리에서 직사할 경우 인명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물의 압력을 강하게 놓고 분사하면 유리창도 파손된다"며 "특히 근거리에서 사람의 얼굴을 향해 직접 분사할 경우 충분히 다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물대포는 직경에서 소방호스보다 훨씬 크다. 같은 속도라면 물대포의 위력이 소방호스를 압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경찰의 물대포 사용으로 인한 부상자가 잇따라 나왔던 것도 바로 이런 물대포의 파괴력 때문이다.
사실 물대포는 장비 도입 초기에도 위력을 발휘한 적이 있다. 1991년 5월 명지대생 강경대군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에서 청계피복노조원이 물대포에 머리 윗부분이 찢어져 병원으로 후송됐던 것.
지난 주말 시위에서는 한 시민이 물대포에 맞아 고막의 3분의 2 가량이 파손되는 등 4-5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수차와 1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물대포에 얼굴을 맞았다는 한 시민은 입술과 입안이 터지고 안구에 부상을 입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경찰도 물대포의 안전성에 대해 그다지 자신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물대포는 경찰 사용 장구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 물대포를 맞고 부상당했다면 거짓말"이라고 했던 명영수 서울경찰청 경비1과장은 2일 "2005∼2006년 기동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시위를 진압할 때 물대포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다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경험칙상 그렇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물대포의 안전성은 현행 경찰장비관리규칙이 제대로 지켜지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살수차 사용시 발사각도를 15도 이상 유지해야 하고, 20m 이내의 근거리 시위대를 향해 직접 발사하면 안된다"는 사용수칙이 지난 주말 시위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