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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도시'에서 위풍당당한 오바마에 청중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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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한낮의 강렬한 땡볕이 내리쬐는 연단에 흰색 셔츠에 검정바지 차림의 흑인 남성이 만면의 웃음을 띤 채 올랐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소개합니다"라는 사회자의 흥분된 소개에 유세장을 가득메운 700여 명의 백인유권자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가운데 등장한 인물은 다름 아닌 버락 오바마.

1일 '백인 도시'인 사우스다코타주의 미첼이라는 소도시에서 벌어진 미국 대선의 한 장면이다.

오바마 상원의원은 그와 버스 유세투어를 다니고 있는 일부 '유색인종'을 뺀다면 이날 행사에서 유일하게 피부색이 달랐다.

하지만 그는 백인 유권자들과 아무런 거리낌없이 소통했고, 그들도 흔쾌히 그를 받아들였다. 민주당 대선후보 티켓을 거의 손 안에 쥔 오바마는 눈길, 손짓, 몸놀림에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40여분 간의 연설 내내 당당하고, 거침없고, 박력이 넘쳤다.

뒤로는 대형 성조기를 배경으로 삼고, 연단 앞으로는 '당신이 믿을 수 있는 변화'라는 구호를 내건 오바마는 먼저 유머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15개월 동안 선거운동을 해 왔어요. 그 시간은 아이가 태어나서 먹고 말하고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겠지요"라며 3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민주당 경선의 결승점을 앞둔 소회를 재치있는 화술에 담아냈다.

그는 너무 더운 날씨 탓에 할머니 한 명이 실신하자, 잠시 연설을 멈췄다가 "힘드시 분이 있거든 그늘로 가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메시지는 이날도 '변화'에 맞춰졌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된다면 부시 정권을 4년 더 연장하는 것일뿐이라며 이제 변화해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단순히 말로만의 변화가 아니라 모두가 동참하는 변화를 그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화하나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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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아침에 일어나니 잠자리가 불편해 컨디션이 좋지않고, 뉴욕타임스에는 자기를 비판하는 기사가 난데다 밖에는 비가 왔는데 우산이 뒤집어져서 홀딱 젖는 바람에 그야말로 기분이 엉망이었다는 것.

그래도 유권자의 표가 중요해서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그린우드에 가야하는 약속을 지켜야 했다고 오바마는 '솔직히' 털어놨다. 그런데 지역 유권자들과 만난 방에서 한 60대 할머니가 어깨가 처져있던 자신의 뒤를 향해 "힘내(fire up)" "준비됐어(ready to go)"를 연방 외치더라는 것.

오바마는 처음에는 의아해 했으나 자신도 수행원들과 함께 계속 "힘내", "준비됐어"를 되풀이해서 말했더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소개했다. 오바마는 이어 청중들을 향해 "힘내"를 3번 선창했고, 청중들은 유세장이 떠나갈 듯 "힘내"를 따라하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오바마는 이를 놓치지 않고 "그 할머니의 한 마디가 방의 분위기를 바꿨듯이, 한 마디가 마을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고, 세계를 바꾼다"고 포효하듯 외쳤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유세장에는 환호성과 박수가 넘쳐났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에 도전하는 오바마는 이처럼 주술을 걸 듯 유권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는 연단으로 내려와 앞줄에 서있던 청중과 악수를 하며 스킨십에도 열심이었다.

이날 유세를 지켜본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의 짐 웨버 할아버지는 "나는 백인이지만 인종문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이번에는 민주당 차례이며,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유권자는 아니지만 어머니와 함께 유세장을 찾은 15살의 에밀리 윌리엄스 양은 "우리는 인종같은 건 상관없어요. 나는 그저 오바마를 지지할 뿐이에요"라며 오바마를 향해 연방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댔다.

하지만 호텔직원인 팀 로버트 청년은 "힐러리는 너무 많은 얘기를 했고, 오랫동안 그에 대한 것이 많이 노출돼 왔기 때문에 이 곳 유권자들은 좀 질리는 느낌이어서 오바마가 경선은 승리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본선에서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매케인을 찍게 될 것"이라고 다른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에서 흑인인권 운동이 한창이던 1961년에 태어난 오바마는 50년에 가까운 세월을 뛰어넘어 백악관 입성을 위해 이처럼 진군 나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오바마냐, 매케인이냐? 미국인의 선택, 이제 5개월 남았다.

(미첼<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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