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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주유소를 찾아라"…고유가에 변하는 생활패턴

철도·지하철 이용객 늘고 저가 주유소 찾아 먼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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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는 등 고유가 시대를 맞아 시민들의 생활패턴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서울 도심에 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운전자는 줄어들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승용차 운전자들은 기름값이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먼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카풀(carpool)', 즉 승용차 함께 타기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 "자가용 세워두고 버스·지하철로" = 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3월부터 자가차량 운전을 포기하는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7일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올 3∼4월 도시철도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만여명이 증가했다.

도시철도의 이용객수가 일일 150만명 안팎임을 감안할 때 큰 증가폭은 아니지만 가파른 유가상승세가 철도이용객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공사측은 보고 있다.

하루 400만명 가까운 시민이 이용하는 서울메트로의 경우도 지난해 4월보다 일평균 1만6천여명의 승객이 늘어났다.

유가상승 영향에 행락철까지 겹치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이 소폭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서울메트로측의 설명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유가 급등에 따라 자가 차량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은 증가세가 크지는 않지만 앞으로 유가상승행렬이 계속된다면 이용객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과 강북을 잇는 남산1호터널은 최근 들어 혼잡통행료 징수총액이 하루 평균 1천만원 가량 떨어졌다. 유가 급등에 따라 자가 차량 운전을 자제하는 이들이 늘면서 혼잡통행료 부과 대상 차량도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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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1호터널 혼잡통행료 담당자는 "하루평균 혼잡통행료 징수대상 차량이 2천여대나 줄어들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1호 터널을 지나 서울 도심으로 들어오는 지방 차량들이 줄어들면서 징수대상 차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싼 주유소를 찾아라" =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사는 양모(34)씨는 최근 승용차 기름을 넣을 때면 10㎞나 떨어져 있는 부천으로 향한다.

집 근처나 직장이 있는 여의도에도 주유소는 많지만 부천에 비해 ℓ당 150원이나 비싸다보니 발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양씨의 설명이다.

양씨는 "예전에는 아무 곳에서 기름을 넣어도 비슷했는데 요즘에는 차이가 많이 난다. 집 주변은 터무니없이 비싼 것 같아 좀 멀더라도 부천으로 가는 게 속도 편하고 특히 돈을 낼 때면 절약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50ℓ를 주유하면 직장 주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보다 7천원 이상 절약할 수 있고 왕복 20㎞라는 거리를 고려해도 왔다갔다하는 시간만 감수하면 남는 장사라는 게 양씨 생각이다.

지난달 15일 개설된 주유소종합정보 사이트 '오피넷(Opinet)'은 양씨처럼 저가 주유소를 찾아 헤매는 '주유소 사냥꾼'들로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온종일 북적거린다.

오피넷의 평균 이용자 수는 평일은 4만∼6만, 휴일에는 3만명 수준. 개설 당시에는 20만∼30만명이 한꺼번에 몰려 한때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오피넷을 운영하는 한국석유공사에도 최저 기름값을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정진규 국내조사팀장은 "상담전화를 받는 직원 4명은 가격정보 등 여러 문의전화를 받느라 온종일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

◇ 자동차 함께 타기 인기 = 지역 여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한 사람들은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자동차 함께 타기(카풀)로 눈을 돌리고 있다.

관련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자동차를 함께 태워달라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으며 장거리 출퇴근족은 대중교통비의 절반가격에 불과한 카풀차량을 잡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카풀을 자주 이용한다는 박모씨는 "고향이 먼 지방이라 주말에 집을 갈 때면 카풀을 자주 이용한다"며 "최근 기름값이 너무 올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부담된다. 카풀을 이용하면 교통비가 많게는 3분의 2까지 절약된다"고 전했다.

◇ 전기 아끼기 운동 = 고유가 시대가 오면서 전기요금 절약으로 비용을 절감하자는 진부한(?) 아이디어도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게임업체 사내 게시판에는 전력낭비의 주원인인 대기전력을 줄이는 방안으로 '퇴근 시 전기코드를 뽑자'는 제안글이 올라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웬 70년대식 발상이냐'며 핀잔을 들었을 법한 방안이었지만 너도 나도 동참하겠다는 사원들의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고 제안자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 회사 직원 최모(28)씨는 "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며 "기름 만원어치를 넣으면 차량 계기판 한칸이 올라오던 것이 이젠 반칸밖에 안되니 압박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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