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가 형사처벌로 당연 퇴직 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에게 9년간이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무원은 또 이 기간에 퇴직금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까지 받아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26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06년 6월 퇴직한 A(57.당시 6급)씨는 1997년 6월 음주 뺑소니 사고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됐다.
지방공무원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되지만 A씨는 법원의 결정문 고지를 쉬쉬하고 나주시도 사건 처리에 대한 후속 관리를 제대로 못해 이런 사실을 간과했다.
시는 A씨가 불구속 입건돼 재판을 받게 되자 판결 이전인 1997년 2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감봉 2개월의 중징계 처리로 이 사건을 사실상 종결했다.
이에 따라 1997년 6월 이후 사실상 공직을 떠나야 했던 A씨는 명예퇴직한 2006년 6월까지 9년간 3억원이 넘는 이른바 '사이비 공직 월급'을 받은 셈이 됐다.
A씨는 지난 2002년 퇴직금을 담보로 모 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 받았으나 이를 갚지 않아 이 은행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대출금 회수에 나서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은행 측은 또 나주시가 발급한 재직증명서 등을 근거로 대출을 해준 만큼 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 시는 거액을 물어줘야 할 형편이다.
하지만 A씨는 퇴직 뒤 5년안에 퇴직금 신청을 해야 하는 연금법 규정을 사실상 어긴 것으로 드러나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2006년까지 납부한 퇴직금 2억여원의 지급을 거부 당했다.
시 관계자는 "법원 최종 판결 확인 뒤 인사위원회를 열어야 했는데 당시 인사와 감사 실무자들이 공직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 중징계 선에서 마무리한 것이 화근이 됐다"며 "이 업무와 관련이 있는 직원은 책임을 물어 징계했다"고 밝혔다.
시청 주변에선 당연 퇴직 사유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기고 9년씩 공직을 유지하고 거액의 대출까지 받아 연체한 것은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씨는 이에 대해 "대법원 확정판결 전에 이미 시로부터 감봉조치를 받았으나 이후 별다른 조치가 없어 차일피일 넘기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시와 동료 공무원에게 도의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법에는 사법당국의 기소 단계에선 범죄관련 내용이 근무처로 통보되지만 법원의 판결문은 당사자에게만 전달하도록 돼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나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