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이다."(특검) "변칙적 회계처리였을 뿐 횡령은 아니다."(변호인)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화재 미지급 보험금 횡령 의혹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는 미지급 보험금 9억8천만 원의 사용처와 성격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의 주장이 엇갈렸다.
변호인측에서는 "당시 법인세법 개정으로 접대비가 대폭 축소되면서 과거 써오던 접대비의 부족분을 궁여지책으로 변칙 회계처리한 것일 뿐"이라며 "9억8천만 원 중 일부가 구조조정본부에 전달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이 자금이 접대비등 회사 업무와 관련해 사용됐음을 입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측에서는 "황태선 삼성화재 대표이사가 고객에게 지급돼야 하는 보험금을 회사밖으로 빼돌린 것"이라며 "보험사는 일반 회사와는 달리 고객의 권익과 관계가 있어 재무상 여러 제약사항이 있고 회사 예산 항목에 분명히 접대비가 있는 데 그 부분을 초과해 고객의 보험금을 빼돌려서 사용한 것은 사적 유용"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고 회사를 위해 사용된 것이라도 사회 통념상 회사의 정당한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여부가 유무죄를 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9억8천여만 원의 사용처를 피고인측에서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변호인은 "6~9년전에 한시적·잠정적으로 변칙 회계처리를 한 것이고 당시의 현금출납부 등이 폐기돼 객관적 자료는 없지만 당시 담당 직원들을 증인으로 신청해 사용처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황태선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1999년 6월부터 2002년 11월까지 삼성화재의 미지급 보험금 9억8천200만 원을 마치 고객에게 지급한 것처럼 회계처리 한 다음 차명계좌에 넣고 임의 사용해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의혹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회장 등 8명과는 따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